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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기구 의장직 11년 지킨 공무원…"한국인 진출 더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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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제기구 의장직 11년 지킨 공무원…"한국인 진출 더 늘어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추가기금 의장직 내려놓은 김성범 인천해양수산청장
"허베이스피리트호 보상 관련 소통 지원"…"꾸준히 네트워크 쌓아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많을 수록 국익에 도움이 되죠. 국제기구 진출을 위해 회의에 꾸준히 참석하며 인맥을 쌓고 영어 실력을 키워두길 바랍니다"
김성범 인천해양수산청장은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 추가기금(Supplementary Fund) 총회를 마지막으로 11년간 지켜온 의장석에서 물러나며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은 유조선에 의한 유류오염 사고에 대해 선주의 책임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 부분을 국제기금으로 보상하기 위한 국제 기금이다. 보상기금의 한도를 넘는 부분은 추가기금에서 보상한다.
김 청장은 2011년 추가기금 의장으로 뽑힌 이래 매년 다시 선출됐다.
그 사이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장에서 해수부 기획재정담당관, 정책기획관, 항만국장 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의장직은 지켰다.
김 청장은 처음 의장이 됐을 때부터 10차례나 연임한 과정에 이르까지 모든 과정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추가기금 의장이 된 배경에는 2007년 서해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 사고가 있다.
김 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 근무를 마치고 2010년 귀국한 뒤 허베이스피리트호 피해지원단에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측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던 중 보상기금과 추가기금 의장이 모두 공석이 됐고, 그동안의 협상 파트너는 보상기금 및 추가기금의 사무국장이 됐다.
허베이스피리트호는 당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최대 현안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그는 추가기금 의장 출마 권유를 받았다. 요직을 유럽인들이 대거 차지한 가운데 지역 안배 필요성이 제기됐고 한국이 일본에 이어서 추가기금의 두번째 큰 손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김 청장은 "그렇다고 해도 국제기구는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데 회의에 얼굴을 비친 지 1년 만에 의장이 된 것은 극히 예외적이긴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직이 바뀌어서 정부 대표단에서 빠지면 의장직을 내려놔야하기 때문에 최소 3년은 정부 대표단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보장해달라고 했는데 그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런던에 회의 참석차 올 때 마다 가슴에 돌덩이가 있는 것 같았다"며 "다행히 추가기금으로 보상해야할 정도로 큰 사고는 없었지만 본 업무 외의 일을 챙기면서 영어로 회의를 주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추가기금 의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김 청장은 "허베이스피리트호 보상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면서 1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허베이스피리트호 보상은 사고 발생 15년 만인 올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며 "사고 규모 등을 감안하면 기금 입장에선 매우 빠른 일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2002년 사고도 아직 미종결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 이번 회의에서 기금 사무국장 등이 나보고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고 하는 바람에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한국 공무원들이 짧은 시간 내 자리를 옮기곤 하니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많을 수록 국익을 위해 좋다"며 "현안과 주요국 입장 등의 정보를 먼저 파악하면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기구는 개인적 관계, 네트워크의 영향이 아주 많은 사회이므로 회의에 꾸준히 참석해서 안면을 트고 지식을 쌓아야 한다"며 "이와함께 필요한 것은 영어 등 언어능력"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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