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러에 우크라戰 위한 포탄 비밀리 제공…책임 물을 것"(종합)
NSC "중동·북아프리카行으로 위장"…포탄 종류와 규모는 안밝혀
"北 NLL 이남 미사일 발사 무모한 결정…군사대비태세 높게 유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중동 혹은 아프리카 국가로 향하는 것으로 위장해 제공한 정보가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이것들은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을 취해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종류와 규모, 구체적인 경유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이것이 적지않은 양의 포탄이라고 보지만, 이것으로 전쟁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과 함께 이란도 러시아에 추가 무기를 제공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9월 러시아가 북한을 대상으로 로켓과 포탄 구매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국방성 장비총국 부총국장은 당시 "우리는 지난 시기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미국이 북한과 이란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유엔에서의 추가 제재 입장을 밝혔지만, 구속력을 가지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돼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이란에 대해서도 이미 제재 방침을 공개했지만,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데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 역시 상임이사국이어서 관련 결의안 채택은 번번이 무산된 상황이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은 포탄이며,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어떤 언급도 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미 CNN 방송은 최근 기밀해제된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규모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러시아의 포탄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한국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사실상 해상경계선 이남의 한국 수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무모한 결정을 규탄한다"며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과 역내 안보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협업하는 동시에 군사적 관점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조약 동맹을 방위하기 위한 노력을 옹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과 전제 조건없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논의하고 싶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평양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중국이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외교적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는 군사적 대비 태세를 높게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방위 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지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 NLL 이남으로 발사한 것을 비롯해 4차례에 걸쳐 25발 가량의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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