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회 난입' 발생지에서 민주주의 연설…표심 결집 모색
하원의장 노린 공격을 의회 폭동과 연결…"민주주의 위태, 투표 중요"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2일(현지시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주제로 연설한다.
당초 일정에 없었던 이 연설 계획은 이날 오전 공개됐다.
당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노린 극우 성향 음모론자의 최근 펠로시 의장 남편에 대한 공격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 사건을 전면에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연설 장소를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었던 1·6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의사당 지구로 잡으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7시 워싱턴DC 콜럼버스 클럽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콜럼버스 클럽은 의사당 바로 북쪽에 인접한 의회 지구에 속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훼손하려는 사람들인 선거 부정론자의 위협에 연설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DNC가 밝혔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오늘 밤 (국민들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모두가 역할이 있다는 것을 들을 것"이라면서 모든 사람의 투표가 중요하다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니타 던 백악관 수석고문은 의회에서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기에 의사당 지구에서의 연설은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1·6 의회 난입 사태와 이번 펠로시 의장을 겨냥한 공격 미수가 모두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유권자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을 선택해 줄 것을 촉구하려는 의미로 보인다.
던 고문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혐오하는 정치 폭력의 위협, 정치적 수단을 확장하고자 폭력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모든 미국인을 단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남편 폴 펠로시는 지난달 28일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침입한 40대 남성에 둔기를 맞아 두개골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이 남성은 펠로시 의장을 노리고 침입했다가 남편을 폭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오는 8일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상원은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처럼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유지해야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최소한 상원만이라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원 권력이 공화당에 넘어가더라도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으면 공화당이 일방적으로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없으며, 특히 고위직 인준 권한이 상원에 있어 상원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민주주의 훼손의 선봉에 트럼프 전대통령이 있다고 보고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때리기를 통해 선거를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로 명확히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9월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은 우리 공화국의 근본을 위협하는 극단주의를 대표한다"면서 트럼프와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한다고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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