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에서 '실적 효자'로…삼성·LG 전장사업 본궤도
전기차 호황 힘입어 성장세…미래 먹거리로 육성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의 탄탄한 성장세에 힘입어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이 전자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와 TV의 부진 속에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던 전장 부문이 '실적 효자'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6천300억원, 영업이익 3천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51%, 160% 늘어난 것이다. 또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21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 기술 및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하면서 하만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의 IT화에 따른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시장은 기기 간 연결 및 제어 허브 역할을 하는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을 중심으로 10년 내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하만은 지난해 디지털 콕핏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 시장에서도 업계 1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SW) 등 IT 기술 경쟁력이 접목되면서 차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은 또 지난해 유럽과 북미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대형 수주를 따내며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실제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플랫폼을, BMW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iX에 5G 차량용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냈다.
VS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3천454억원, 영업이익은 9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45.6%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사업 진입 9년 만에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해졌다.
또 VS 부문의 연말 수주 잔고는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은 지난달 28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수주 잔고별 제품 비중은 인포테인먼트가 약 60%이며 전기차 부품이 20%대 중반, 차량용 램프가 나머지를 차지한다"며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LG마그나 조인트벤처(JV) 효과에 힘입어 전기차 부품의 비중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도 VS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전장 사업의 경우 전방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매출 상승 폭이 고정비 부담을 확실히 뛰어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저가 물량을 줄이는 등 수주잔고 건전화 노력과 신규 프로젝트 성과로 내년 이후 전장사업은 성장 가도를 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전자 자회사인 LG이노텍[011070]의 3분기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3천80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전방산업 수요 회복과 전기차·자율주행차 수요 확대로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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