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시향 영국 협연' 피아니스트 김선욱 "영광스러운 초대"
"해외 순회공연은 단기 성장할 기회…발전은 꾸준함에 따르는 보상"
"피아노·지휘 5대 5 비율 희망…매일 밥 먹듯이 연습"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런던 협연에 "영광스러운 초대"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선욱은 27일(현지시간) 런던 카도간홀에서 서울시향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협연을 위한 리허설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와같이 말했다.
만 18세에 영국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40년 만의 최연소 우승 및 아시아인 최초 우승 기록을 세우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10년간 영국에서 살았던 김선욱으로선 런던 협연은 더욱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그는 "서울시향과 2008년부터 이번에 네번째 해외 공연"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하는 오케스트라가 유럽에 선보일 때 일조하게 되는 것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해외 순회공연은 오케스트라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음향이 다른 곳에서 최선의 소리를 뽑아내는 것도 오케스트라에는 꽤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지난 8월 광화문광장 야외무대에서는 지휘자로서 서울시향과 함께 광복 77주년 기념 음악회를 했다.
그는 "지휘는 아직 걸음을 배우는 정도이고 피아노와는 9대 1 비율인데 앞으로 천천히 5대 5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자로서 목표가 있다기 보다는 지휘든, 피아노이든 연주자로서 다양한 무대에서 다양한 관객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며 "음악이 너무 좋고 삶의 목적이기 때문에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꿈을 세우고 가기 보다는 매일 꾸준히 연습하면서 갈고 닦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연습 외에는 발전할 방법이 없다"면서 "주말, 휴가 등 구분 없이 밥 먹듯이 적게는 한 시간 많게는 네 시간 매일 연습하는데 내가 아는 많은 음악가들이 역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하기 싫은 날이 있지만 해야 한다. 연주자로선 당연한 일"이라며 "발전은 꾸준함에 따르는 보상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일 정해둔 시간에 글을 쓰고, 그러다 보면 영감의 천사가 와서 문을 두들긴다고 한 말에 공감했다고 귀띔했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김선욱은 "영재도, 성숙한 뮤지션도 아닌 중간 시기"라며 "운동선수와 달리 은퇴 없이 건강이 닿는 한 계속하는 직업이므로 앞으로 가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욱은 런던에선 다음 달 위그모어홀 공연, 내년 5월 바비칸 센터 런던심포니 협연 등이 예정돼있다. 올해 초 맨체스터 공연은 곧 BBC 라디오로 세계에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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