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폭행 용의자들 '증거 불충분' 불기소에 들끓는 남아공
검찰 "DNA 검사 결과 범인 아니다"…여성단체, 경찰에 재수사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검찰이 지난 7월 요하네스버그 인근 폐광에서 여성 모델 8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받던 불법광부 14명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자 여성단체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AP 통신은 27일(현지시간) 남아공 여성 인권단체들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분노를 표하고 경찰의 무능을 비난하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 검찰청(NPA)은 이날 DNA 검사 결과 용의자 14명은 모두 성폭행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증거만으로는 이들에 대한 기소를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28일 요하네스버그 인근 크루거스도르프 폐광지역에서 '자마자마스'(불법광부)로 불리는 사람들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던 여성 모델 8명을 집단 성폭행하고 물건을 빼앗은 사건이다.
이 사건은 성폭행이 만연한 남아공에 충격을 안겼으며, 지역 주민들은 자마자마스가 이전에도 성폭행과 범죄를 일삼았다며 이들의 주거지를 습격해 채굴 장비 등을 불태우고 용의자들을 잡아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국가의 수치'라면서 80명 이상을 체포해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14명을 성폭행, 강도, 불법체류 등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폭행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용의자 14명에게는 불법 체류 혐의만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인권단체 '성평등위원회'는 이날 용의자들이 출석한 법원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경찰에 신속히 재수사에 나서 범인들을 체포할 것을 요구했다.
자부 발로이 성평등위원회 대변인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분노한다"면서 "이는 경찰이 범인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엉뚱한 사람들을 체포해 진짜 범죄자들이 여전히 밖에 있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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