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자 "미국, 대만과 밀착하면 중국과 관계 단절될 수도"
자칭궈 베이징대 교수, 카터센터 인터뷰…"대만정책법안, 관계 악화시킬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이 대만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추진한다면 중국과의 관계는 단절될 수 있다고 중국 저명 학자가 주장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미국 카터센터가 발간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냉전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 교수는 "양국 모두에서 국가 안보 이슈가 과장되고 있는 듯하다"며 "상대측의 행동에 직면해 양국의 일부 사람들은 상대측이 자신들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대측이 무기를 개발하든 첨단 기술을 개발하든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전면적인 이념적 혹은 군사적 대결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양국 관계가 단절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이 미중 관계에 큰 타격을 가했다면서 "그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에 큰 충격이었다. 그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중국과 미국은 외교 관계를 끊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교수는 미국 의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2022 대만정책법안'이 향후 중미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8월 대만을 한국과 같은 수준인 비(非) 나토(NATO)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향후 4년간 45억달러(약 6조4천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만정책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동맹국 지정은 말 그대로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이 대만을 중국의 영토로 인정하는 대신 중국은 대만 정부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무력화된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 당시 제정한 대만관계법 상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할 근거를 마련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미국-대만 관계를 정립해왔으나, 대만정책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런 입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자 교수는 "그 법안이 애초 입안자의 의도대로 최종 통과된다면 중미 관계에 분명히 처참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중국과 미국에는 안보 위험의 증폭을 피하려는 실용적인 견해를 가진 이들이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좀 더 실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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