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 "北 핵실험 땐 전례 없는 강한 대응"(종합)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공동 기자회견…"北과 대화 준비"
셔먼 부장관 "대만 자위 보장 위해 한국·일본과 협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국, 미국, 일본의 외교차관이 26일 일본에서 열린 3국 협의회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하면 전례 없이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오전 도쿄 이쿠라공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석했다.
조 차관은 협의회가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공세적인 핵 무력 정책을 채택하고 핵무기 사용 위협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3국은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며 "특히 3국은 북한이 끝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전례 없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전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며 "우리(한국)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 방위 태세와 한미일 안보 협력을 통해 압도적 역량으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려 대화의 장으로 나오면 '담대한 구상'을 통해 정치·경제적 지원을 다 할 것"이라며 "(한미일도) 북한이 불법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국제사회와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셔먼 부장관도 "올해 북한은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고 그중 하나는 일본 상공을 통과해 일본 국민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며 "더욱 문제는 북한이 최근 발사를 전술핵무기의 잠재적 사용을 위한 준비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모리 차관 역시 "(한미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강화는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도전이라는 인식을 재차 공유했다"며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의 억지력, 대처력을 더욱 강화하고 3국 간 안보협력을 더욱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핵실험을 포함해 더한 도발 행위가 있을 가능성 고려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역내 억지력 강화와 함께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한 유엔 대응, 외교적 대처라는 관점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미일 외교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과 함께 대만 해협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도 3국 협력을 모색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리(한미일)는 모두 대만 해협의 평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며 "대만의 자위를 보장하기 위해 일본 및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 병합은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모리 차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을 시사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우려스러운 사태"라고 비난한 뒤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허위 주장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미일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동·남중국해에서의 행동이 역시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일치했다"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이후 4개월 만에 열렸다. 다음 3국 협의회는 내년 1분기(1∼3월)에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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