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남편과 재벌가 부인…수낵 英총리 '파워 커플' 탄생
더타임스, 美스탠퍼드대 시절 인연에서 호화 결혼식까지 집중조명
"부인 무르티, '자수성가' 아버지 밑에서 자라…상속녀 티 안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파워 커플의 탄생."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가 25일(현지시간) 정식 취임을 앞둔 가운데, 현지에서는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걸어온 수낵과 결혼한 재벌가 출신의 아크샤타 무르티를 두고서도 관심이 뜨겁다.
24일 더타임스는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미국 스탠퍼드대 시절부터 결혼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낵은 영국 명문 사립인 윈체스터 칼리지를 거쳐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2004년 미국 스탠퍼드대로 건너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시작했다.
수낵은 학교 근처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 팰로앨토의 한 숙소에 기거했는데, 최근 이른바 '페이스북 하우스'로 세간에 알려진 곳이다. 당시 수낵과 함께 입주해 있던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현 메타) 창업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낵은 인근 클레어몬트 맥케나 대학에서 경제학·프랑스어 공부를 마친 뒤 스탠퍼드 MBA로 진학한 아크샤타를 만났고, 곧 연인이 됐다고 한다.
더타임스는 당시 아크샤타가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아크샤타가 결코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았기에 동료들도 그가 상속녀라는 것을 눈치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학교 동료였던 마리아 안기아노는 "MBA 첫해에는 그의 가족이 부유하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렸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모두 교육과 성취에 강박적이고, 근면과 품위가 중시되는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라야나 무르티가 지금은 인도에서 손꼽히는 재벌이기는 하지만 자수성가로 부를 이루기 전까지는 궁핍에 시달려야 했고, 학교 연극 공연을 앞둔 딸에게 새 옷도 사입히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사업이 성공하며 금전적으로 풍족해진 이후에도 자녀들이 행여 엇나갈까 매우 엄격하게 키우는가 하면, 공부와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집에 텔레비전을 두지 않기도 했다.
아크샤타는 "아버지는 카스트(인도의 계급제)가 잘못된 제도라고 믿었고, 우리 모두가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도록 했다"고 돌이킨 바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제조 대기업 타타에서 최초의 여성 엔지니어로 일했던 아크샤타의 어머니 수다 쿨카르니도 무르티 가문의 교육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열애 내내 온 캠퍼스의 주목을 받은 이들 커플은 2년이 지나고 MBA 수료 시기가 다가오자 향후 진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수낵은 일단 헤지펀드의 러브콜을 받아 영국 런던으로 돌아갔지만, 아크샤타는 미국에 머무르며 본인이 흥미를 가진 패션 부문의 일을 지속하게 된 것이다.
이후 오랜 시간 이어진 '롱디'(장거리 연애)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랑은 식지 않았고, 2009년 1월 수낵은 결국 아크샤타에게 청혼했다.
나라야나 무르티는 훗날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윗감을 만나본 감상에 대해 "네가 말했던 것처럼 그가 똑똑하고, 잘생기고, 무엇보다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고 한다.
수낵과 아크샤타는 같은해 8월 인도 벵갈루루의 5성급 릴라팰리스 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
신부도 어머니도 다이아몬드 장신구를 많이 착용하지 않는 등 인도 부유층이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검소한 행사였다는 것이 더타임스의 설명이다.
올 5월 발표 기준 수낵 총리 내정자 부부의 자산은 7억3천만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약 1조1천900억원)로 영국 내 222위에 오른 바 있다.
한편 수낵의 결혼식 들러리를 서준 절친 제임스 포사이스는 주간지 스펙테이터에서 언론인으로 활동 중으로, 다음달 정치부문 에디터로 승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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