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파 일색' 시진핑 3기에 美상장 中 5대기업 75조원 증발(종합)
'아무도 시진핑 견제못할 것' 전망에 中 빅테크주 두자릿수대 급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충성파 일색으로 채워진 '시진핑 3기' 출범에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시 주석이 강하게 규제해온 빅테크주들의 낙폭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다우존스마켓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521억7천만달러(약 75조2천291억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이 높은 중국 주식은 대부분 기술주들이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지난주 금요일 1천877억9천만달러에서 이날 1천663억4천만달러로, 핀둬둬의 시가총액이 739억1천만달러에서 557억2천만달러로 각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징둥닷컴(649억7천만달러→564억1천만달러), 차이나텔레콤(467억5천만달러→460억7천만달러), 넷이즈(422억5천만달러→389억5천만달러)도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는 장중 19% 이상 폭락하다가 12.5% 하락 마감했고, 핀둬둬는 24.6% 폭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텐센트 뮤직은 장중 18% 급락했으나 최종 4.0% 하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65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나스닥 골드만 드래곤차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골든 드래곤 차이나'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14.5% 급락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앞서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11.4%, 바이두는 12.2%, 메이퇀은 14.8% 각각 급락한 직후에 미국에서는 더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6.36% 폭락해 2009년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이러한 결과는 전날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의 측근 인사들로 채워진 데 따른 시장의 반응이다.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이 민간 분야 성장을 저해할 "정치적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정치적 여건이 조성된 것이라고 신쑨 킹스칼리지런던 부교수는 CNBC방송에 설명했다.
신 부교수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지도부 개편으로 "지난 몇 년간 민간 부문을 희생하면서 공공 부문을 우선시하는 데 집중한 시 주석의 정책들이 바뀌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이것이 극도의 우울한 경제 전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몇 년간 테크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민간 경제를 옥죄었다고 CNBC는 진단했다.
상하이 봉쇄를 주도한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가 총리로 내정되는 등 새 지도부 인사 대부분이 경제 정책을 주도한 경험이 적다는 사실도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기술기업들에 대한 규제 수위를 다소 낮추는 등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시진핑 3기가 반드시 민간 경제에 해가 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던컨 리글리는 CNBC에 "기술주들에 대한 일부 정책은 완화됐다"면서 "전체적으로 중국 지도부와 정부의 스탠스는 지난 1년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수석 전략가인 마코 콜라노빅도 중국 주식들에 대한 투매가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면서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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