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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알고보니 부드러운 伊총리 멜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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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알고보니 부드러운 伊총리 멜로니
우려와 반대로 친EU 행보…재무·외교장관 등 내각 핵심 요직에 친EU 인사 발탁
나토 사무총장에게 "함께 일할 준비됐다"…블링컨에겐 "믿어달라"
국제사회, 멜로니의 25일 국회 연설에 담길 내용에 주목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이탈리아 총선 직전에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로서 차기 총리가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45)를 표지모델로 다루면서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란 제목을 달았다.
FdI는 출발부터가 무솔리니 추종세력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았던 데다 멜로니 본인도 반이민·강한 이탈리아·유럽연합(EU) 탈퇴 등 극우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총선 결과는 예상대로 우파 연합이 상·하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고 유럽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이탈리아에서 극우 세력이 집권하면 유럽연합(EU) 체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균열이 생기고, 유로존 경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신임 총리에 오른 멜로니는 우려와는 달리 놀라울 정도로 친유럽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멜로니 신임 총리는 새 정부의 경제·외교 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에 친EU 인사들을 나란히 임명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재무장관은 전임 마리오 드라기 총리 내각에서 경제개발부 장관을 지냈다. 멜로니 총리는 이를 통해 차기 내각이 드라기 내각의 경제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던졌다.
새 외무장관으로 임명된 안토니오 타야니는 전 유럽의회 의장으로 이탈리아에서 대표적인 친EU 정치인으로 꼽힌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첫 공식 업무로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멜로니 총리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총리 취임 축하 트윗글에 답글을 남겨 "나토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됐다"며 "나토는 우리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공동의 가치에 대한 방어벽으로서 군사 동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축하 트윗글에 대한 답글에서 "미국과 모든 나토 파트너들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들을 최선을 다해 지지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믿어도 된다"고 했다.

이탈리아 유권자의 다수가 유럽 통합을 지지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상황에서 사실 어떤 정권이 등장하든 EU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탈리아는 2026년까지 1천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EU로부터 지원받는다. 드라기 총리가 재임 기간 700억유로를 지원받은 상황에서 나머지 기금을 차질없이 받으려면 멜로니 총리 입장에선 EU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
다만 코로나19 회복기금은 친환경 전환, 디지털화 촉진, 인프라 구축 등으로 쓸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어, 멜로니 총리가 에너지 위기 대처를 이유로 사용처 변경을 EU에 요구할 경우 갈등을 빚을 우려는 있다.
멜로니 총리는 경제·외교 정책에선 실용주의 노선을 택하고,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라며 파시즘 부활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전통적인 기독교·가족적 가치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가족부 장관으로 과거 낙태를 "모성의 어두운 면"으로 묘사한 유지니아 마리아 록첼라를 임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록첼라는 2018년 동성결합법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정치인이다.
'신, 조국, 가족'이라는 슬로건으로 선거 활동을 펼쳐온 멜로니 총리가 반이민·반난민 정책을 펼치고 성 소수자들을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멜로니 총리는 25일(현지시간) 국회 연설에 나서 새 정부의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국제 사회는 아직 멜로니 총리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면서 국회 연설에 담길 내용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멜로니 총리의 국회 연설이 끝난 뒤 25∼26일 이틀에 걸쳐 하원과 상원에서 새 내각 신임 투표가 이뤄진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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