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테크기업 그랩, 인니서 공유주방 사업 접어
"성장 일정하지 않아…그룹 지속가능성 확보 위해 사업 정리"
몸집 불리던 그랩, 적자 커지자 사업 정리 돌입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동남아시아 최대 테크기업인 그랩(Grab)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인도네시아 공유주방 서비스 그랩키친(GrabKitchen) 사업을 접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CNN 인도네시아와 템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그랩 인도네시아는 오는 12월 19일부터 공유 주방 사업인 그랩키친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그랩 인도네시아의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인 마양 슈라이버는 "성장이 일정하지 않았다"며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다른 사업들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에 따라 일부 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전환하겠지만 일부는 그랩을 떠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랩키친은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위해 그랩이 주방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그랩은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그랩키친을 열었고, 베트남과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등지로 확장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4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랩이 공유주방 사업을 접는 것은 한 마디로 잘되는 사업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동남아의 우버라 불리며 승차 공유 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한 그랩은 배달과 택배, 페이 사업 등 관련 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거대 기업으로 커졌다.
하지만 최근들어 각종 경쟁사들의 등장으로 성장성이 둔화하고 적자는 커지면서 과도한 사업 확장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랩은 지난 2분기 5억7천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 때문에 그랩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 반둥에서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그랩의 이번 결정으로 최대 경쟁자인 고토 그룹의 공유 주방 서비스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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