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우크라만 목표로 안해…독일 도시 폭발안전 의문"
"유럽에 아직도 러 두둔하는 공인들 있어…무지가 문제, 아는 게 해답"
"책 발간하고 글 쓰고 사람들이 진실을 알 수 있게 모든것 해달라"
(프랑크푸르트=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통합된 유럽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도서전에 유럽 출판협회의 초청을 받아 보낸 화상연설 영상메시지에서 "러시아와 이란이라는 공동의 적이 매일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이 이런 때 무엇보다 해야 하는 것은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단결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도서전에 참여하지 않은 러시아와 이란은 문화 부문에 있어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모든 것이 파괴되는 곳에 더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면서 "나는 러시아가 이란에서 산 드론으로 발전소와 수도관, 항만, 기차역, 인도주의적 지원품이 저장된 창고, 주거 건물, 학교 등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는 보고를 계속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문화를 수출하는 대신 죽음을 수출하고, 러시아는 문화를 수입하는 대신 죽음을 수입해 우리에게 퍼뜨리고 있다"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인만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 통합된 유럽을 공격하는 주된 전쟁터가 우크라이나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자명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명한 것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솔직해야 한다"면서 "아직도 유럽의 정치권, 기업, 비정부기구, 미디어에는 러시아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고, 이란의 테러를 무시하는 공인들이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무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은 러시아의 살인, 반민주국가들이 가담하는 범죄, 그들이 유럽의 주의를 없애기 위한 도구를 활용하는 부패에 대해 무지하다"면서 "부당함과 거짓에 대한 무지는 테러국가 정책의 필수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사람들이 무지하면 그들은 정치를 통해 조작하기가 더 쉽다"면서 "만약 사회가 다른 국가와 관계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면 기업가들은 국제관계에 있어 비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만약 다른 국가의 부당함을 인지하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국가에 테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러시아가 정부 반대자를 복수 차원에서 암살한 곳이 독일의 거리라는 것"이라며 "독일은 폭발이나 살인 드론으로부터 안전한가 묻는 것은 수사학적 질문이 아니다. 러시아는 아무런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출판업자 등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참가자들에게 "사람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체코, 조지아, 시리아, 아프리카에 가한 테러에 대해 알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러시아 용병들이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결정했다는 것에 대해 글을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 글을 쓰고 계속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 여러분들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웠는지 이야기해달라. 테러를 지원하고, 유럽을 약화하려는 이들에 대해 알리고, 자유가 어떻게 승리했는지 알리는 책을 출판하고 배부해달라"면서 "사람들은 자유를 지키는 게 가능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게 해답"이라며 "두려움을 가진 이들, 조작하는 이들, 희망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는 책과 다큐멘터리, 기사, 르포 등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에서 가장 큰 강당에서 공개된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 메시지가 끝나자 강당을 가득 메운 출판업자 등 관계자들은 모두 일어나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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