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위도 해양 메탄가스 수화물, 지구온난화에 영향 없어"
정동주 부산대 교수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게재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중·저위도 해양 가스 수화물(gas hydrate)에서 발생하는 메테인(methane)은 대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메테인이 해저 가스 수화물에서 용출된 뒤 대기로 유입돼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동주 부산대 해양학과 교수(화학해양학 전공)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이런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메테인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이상 높은 온실효과가 있고, 상당량이 깊은 바닷속 최소 6만 년 전에 형성된 가스 수화물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연구팀은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주변부 중위도 지역 해수에서 방사성 탄소동위원소(Carbon-14, C-14)를 분석해 메테인 발생지를 규명했다.
그 결과 해수 표층과 대기에서는 수심 430±90m 이하의 깊은 바다에서 기원한 메테인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깊은 바다라면 가스 수화물뿐 아니라 기름 등이 흘러나오는 자연발생적 유출지(natural seeps)에서 비롯된 메테인도 해수 표층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깊은 곳에서 메테인 방울이 올라오는 도중에 산화되거나 심해저 해류 등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델 예측으로 방울이 표층까지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얕은 해저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해수 표층이나 대기로 유입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견은 중·저위도 지역 해저에 존재하는 가스 수화물이 메테인과 지구온난화 사이의 '양성 피드백 고리'(positive feedback loop)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힌 최초의 연구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양성 피드백 고리란 현재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가 해수 온도를 높이며 해저의 가스 수화물이 붕괴하면서 메테인이 대기로 유출되고, 그 결과 다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말한다.
정 교수는 "(해저 가스 수화물에 대해) 사람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며 "다른 지역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겠지만, 중·저위도의 가스 수화물은 대기 중 메테인 증가 원인으로 고려할 만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간접적으로 해수 내 이산화탄소량을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줄임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극 지역과 동해 등에서 연구가 진행된다면 해양 메탄의 대기 유입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존 케슬러, 토마스 웨버(John D. Kessler, Thomas Weber) 교수, 미국지질조사국 캐럴린 러펠(Carolyn Ruppel) 박사 등과 함께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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