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공습에 자폭드론 대거 사용, 지대공 미사일 전용도"
BBC 방송 보도…"고정밀 순항·탄도미사일 재고 소진 증거"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기)을 많이 사용하고, 공중 목표물 요격에 이용되는 지대공미사일을 지상 공격에 이용하는 등 전쟁 초기와는 다른 공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습에 사용된 무기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재고 부족으로 공격에 보다 적합한 무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첫 11일 동안 약 6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해 고정밀 유도미사일을 대규모로 사용했다.
최신형 전술 탄도·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흑해 배치 잠수함과 수상함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 '칼리브르' 등이 대거 동원됐다.
1990년대 이후 개발된 신형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과 Kh-555도 투입됐다.
하지만 여름 들어 이런 고정밀 미사일을 이용한 타격이 줄었다. 더욱이 최근 공습에 값싼 이란제 자폭 드론을 자주 사용하고, 옛 소련 시절 개발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지상 목표물 공격에 투입하는 사례까지 확인되고 있다.
B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 9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상공에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이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그것의 소형화 버전인 '샤헤드-131'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샤헤드-136과 샤헤드-131은 러시아에선 각각 '게란(제라늄)-2'와 '게란-1'로 불리는 무인공격기다.
높은 고도에서 기체에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반적인 공격용 드론과는 달리, 직접 목표물에 충돌하는 공격 방식을 이용해 자폭 드론, 가미카제 드론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아 요격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값이 싸기 때문에 비싼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이 부족한 러시아가 선호하는 공습 수단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BBC는 또 우크라이나의 공습 피해를 찍은 사진 자체 분석을 통해 러시아군이 S-300 미사일을 사용한 징후를 최소 3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S-300은 지난 1970년대 옛 소련이 공중 목표물 요격을 위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러시아판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이 지대공 미사일을 지상 목표물 공격용으로 전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더글러스 베리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공격의) 두드러진 특징은 지상 목표 타격에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지상 목표물 타격용 순항미사일의 재고가 떨어졌거나 떨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영국 맥킨지 정보서비스(McKenzie Intelligence Services) 분석가 루이자 존스도 "러시아는 키이우, 르비우와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 타격에 상당히 많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했다"면서 "이제 그들이 재고와 생산 확대 가능성을 점검한 뒤 S-300을 전용하기로 한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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