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취약' 개도국 연합체 "G20 등 부국들이 책임져야"
개도국 경제협의체, 11월 COP27 총회 앞서 제안서 발표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기후변화 직격탄을 맞은 개발도상국들이 부자국가들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후 위기에 취약한 개도국 20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V20(Vulnerable Twenty Group)은 이날 부자 국가들이 기후위기에 취약한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발표했다.
V20은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20개국이 2015년에 결성한 재무장관 경제 협의체로, 현재 55개국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V20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0%에 대한 책임이 선진국과 급속도로 산업화를 이루고 있는 국가들로 구성된 주요 20개국(G20)에 있는 만큼, 이들 국가가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V20은 제안서에서 선진국이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약 143조원)의 기후기금을 개도국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의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제안서에는 기후기금 조달을 위해 석유·가스 생산업체에 '횡재세'를 부과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주요 7개국(G7) 등이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디언은 V20의 제안이 오는 11월 6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쇼나 아미나스 몰디브 환경기후변화기술부 장관은 가디언에 "우리가 손실과 피해를 말하는 것은 기후기금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약속대로 기후기금이 전달됐다면 방조제를 건설하거나 나무와 습지 등으로 이뤄진 자연 홍수장벽을 보존해 기후위기 대응력을 키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자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면서 "돈이나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치적 의지 부족과 기후 위기를 비상사태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아미나스 장관은 개도국에 대한 지원이 물리적 피해 복구를 넘어 사회복지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재난·재해로 점점 더 많은 예산이 피해 복구에 투입되면서 건강, 교육, 빈곤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소홀해지고 있는데, 이것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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