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동부 홍수로 3만4천가구 위험…주 후반 또 폭우 예고
빅토리아주 홍수로 수천 가구 침수…주민 대피령 이어져
홍수 영향 NSW·퀸즐랜드까지 확산 우려…방위군 동원해 피해 방지 나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남동부를 강타한 폭우로 빅토리아주 주요 강들의 수위가 올라가고 일부 강은 범람하면서 인근 주택들이 물에 잠기는 등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주 후반에는 더 많은 폭우가 예고되면서 약 3만4천 가구가 침수되거나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강과 저수지가 범람하면서 인근 주택과 건물 수천 채가 물에 잠기거나 고립됐다.
호주 빅토리아주 북부를 흐르는 골번강의 수위는 50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이 영향으로 셰퍼튼과 무루프나, 키알라 등지에서 주택과 건물 7천300채가 물에 빠지거나 고립된 상태다. 또 무루프나에서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6천 가구가 단전되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로체스터에서는 주민 한 명이 홍수로 숨지기도 했다.
빅토리아주 중서부에서는 아보카 강이 범람할 것으로 보여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빅토리아주 주도 멜버른에서도 홍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빅토리아주 응급구조대(SES)는 이번 홍수로 4천750건 이상의 지원 요청을 받았고, 500건 이상의 홍수 구조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주 전역에서 13개 구호센터를 열었으며, 홍수 피해로 생계가 어려워진 빅토리아주 주민 9천290명은 긴급 구호금 지원을 신청했다. 호주 연방 정부는 호주 방위군(ADF)을 동원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모래주머니 등으로 물을 막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번 주 후반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폭우로 이미 강 수위가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 비가 더 내리면 강이 범람하면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머레이 와트 연방 비상관리부 장관은 "빅토리아주에서만 약 3만4천 채의 가옥과 건물이 침수되거나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기상청의 기상학자 딘 나라모어는 "이번 주 후반에 더 많은 폭우가 예보되면서 빅토리아주 북부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내륙, 심지어 퀸즐랜드주까지 홍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호주 동부 전역에 광범위한 홍수의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언론은 이번 홍수 피해로 과일과 채소 재배자들의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가뜩이나 높은 호주의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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