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급증에 안전관리 미흡 충전시설·충전 방해 행위도 '쑥'
올들어 8월까지 전기차 33만대 보급…충전소 100곳 중 7곳꼴 부적합
충전 방해 행위는 3년 7개월 새 누적 7만건 돌파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국내에서 올해 들어서만 전기자동차가 30만대 넘게 보급된 가운데 안전 관리가 미흡한 충전시설과 충전 방해 행위가 당면 문제로 떠올랐다.
16일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전기차 충·방전 설비 안전관리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에서 전기차 충전시설을 점검한 결과 점검 대상 5천483개 가운데 337개소(6.6%)가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기차 충전 시설 100곳 가운데 7곳꼴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부적합 사유는 위험 표지판 미설치(37.8%), 접지 불량(20.2%), 누전 차단기 관련 부적합(16.7%) 등의 순으로 많았다.
보고서는 시급한 개선 과제로 ▲ 초동 화재 대처를 위한 금속 소화기 배치 의무화 ▲ 충전 전원 긴급·강제 정지 기능 의무화 ▲ 전기차 본체 외 커넥터와 부품 등의 방수 보호 등급 적용 ▲ 전기차 충전 설비 법정 검사 강화를 꼽았다.
구 의원은 "정부가 전기차와 충전 시설 확대에만 집중하고 있으나 안전한 전기차 사용과 안전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전용 충전·주차 구역 내 불법 주차 행위와 같은 충전 방위 행위 적발도 대폭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중위 소속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적발된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는 7만1천779건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전용 충전·주차 구역에 일반 차량을 주차하는 등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최고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과 과태료 부과는 2018년 9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로 제한해 시작됐으나, 올해 1월 28일부터는 개정된 친환경자동차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모든 시설로 확대됐다.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는 2019년 5천666건, 2020년 7천707건, 2021년 1만2천70건, 올해 7월까지 4만6천336건으로 급증세다.
단속 규정이 생긴 이래 3년 7개월 동안 적발된 누적 충전 방해 행위 건수는 7만건을 훌쩍 넘겼다.
권 의원은 "전기차가 증가하고 있으나 충전 인프라는 부족하고, 충전 방해 행위까지 대폭 늘어 전기차 소유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2017년 2만5천108대, 2018년 5만5천756대, 2019년 8만9천918대, 2020년 13만4천962대, 지난해 23만1천443대에 이어 올해 들어 8월까지 32만8천267대로 급증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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