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의서 공식 입장 채택…헌법에 규정된 '종교의 자유' 언급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는 14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해산명령 청구에 대해 "헌법에 규정된 '종교의 자유' 취지를 근거하면 소관 관청의 관여는 억제적이어야 하며, 청구는 충분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채택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열린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통일교 해산명령 청구 관련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고니시 히로유키((小西洋之) 의원의 질의에 이런 내용의 답변서를 채택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지난 5일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통일교에 대해 종교법인법에 따른 해산명령을 청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판례에 근거해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종교법인법에는 법령을 위반하고 현저히 공공복지를 해치는 행위를 한 경우 법원이 소관 관청이나 검찰의 청구를 받아 법인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일본 정부가 이날 채택한 답변서에는 문부과학상은 지금까지 통일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만, 통일교의 '영감상법'과 고액헌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온 일본 소비자청의 전문가 회의는 종교법인법에 근거한 통일교 조사를 하도록 관할 관청인 문화청에 요구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통일교는 어떤 물건을 사면 악령을 제거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믿게 해서 평범한 물건을 고액에 판매하는 영감상법 등으로 일본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전문가 회의는 조만간 통일교 대책 관련 제언을 정리해 고노 다로(河野太郞) 소비자상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아사히는 "(전문가 회의는) 민사 소송에서 교단(통일교)의 조직적 책임을 인정하는 판례가 축적된 점을 지적할 전망"이라며 "(문화청이) 조사에 들어가면 그 결과에 따라 교단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