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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위협'에도 中을 유일 경쟁자로 지목…북한, 3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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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위협'에도 中을 유일 경쟁자로 지목…북한, 3번 언급
우크라 침공 러는 유럽지역 위협으로 인식…中과 차이 있다 판단
中견제·美투자 강조…미중에 끼여 있는 한국외교에 시험대될듯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전략 발표를 연기했음에도 중국이 유일하게 글로벌한 수준으로 전략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 5월 국무부 차원의 대중(對中) 전략 발표에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의 안보 전략을 발표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미국은 에너지,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와 경제정책이 대외 능력에 직결된다고 보고 안보 전략에서 이를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 지원법 등도 재차 평가해 주목된다.
한미 동맹의 지평을 안보에서 경제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기회이자 도전 과제라는 점에서다.
동시에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그 사이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문제도 계속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번 안보 전략에서는 '북한'이란 단어는 3번밖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대북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를 제고하는 데도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유일한 경쟁자로 중국 지목…"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 =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면한 최우선 현안인 상태에서 중국을 장래에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로 다시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유럽과 달리 중국은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대중 전략을 발표하면서 중국에 대한 이런 평가를 한 바 있는데 이번에 안보 전략에도 명기한 것이다.
백악관은 "중국은 미국의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이라면서 "주로 인도·태평양 지역이 영향을 받겠지만,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은 상당히 국제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경쟁에서 능가하는 것을 러시아의 위협을 제약하는 것과 함께 국제적 우선순위의 1번으로 배치하고 투자와 제휴, 경쟁이라는 3대 대중 전략을 재차 거론했다.
백악관은 "이 지역에서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대한 침공을 차단하기 위해 전쟁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군을 만들고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투자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또 신장 및 티벳, 홍콩 등에서의 중국의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일방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인플레법 등 거론하며 경쟁력 유지 위한 미국 투자 강조 = 바이든 정부는 안보전략에서 대내외 정책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국익 수호를 위해 핵심 분야에 대한 미국 내 투자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경쟁자를 능가하고 공통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은 핵심적인 국내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개선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혁신 전략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거론했다.
백악관은 반도체 지원법상 투자를 언급하면서 "국가 안보와 경쟁력에 반도체 공급망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반도체 산업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선 "국내 에너지 생산과 제조에 투자할 것이며 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40%를 줄일 것"이라면서 "기후 위기 대처, 에너지 안보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촉진 등은 우리의 산업 전략, 경제성장 및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투자는 미국을 선두로 유지하게 할 것이며 경제 능력을 증진하고 향후 10년간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수조 달러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NSS 상의 이런 언급은 바이든 정부의 이른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기조 경제 정책에 국가 안보 전략 차원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단지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 안보적으로 중요한 만큼 대외정책 수준으로 국내 경제 정책도 이끌고 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는 대미 관계 측면에서는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상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에서 보듯이 대응이 필요한 새로운 과제를 만들면서 동시에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통해 한미 동맹관계를 경제 안보 분야로 확대하면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미국이 중국을 제1 경쟁국으로 제시하고 안보 차원에서 경제 문제도 접근하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대중 외교에 대한 시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북한 3번만 등장…트럼프 때는 17번 = 이번 안보전략에서 북한(North Korea·DPRK) 표현이 등장한 것은 3번뿐이다.
북한은 우선 백악관이 전략적 접근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할 때 중국, 러시아의 위협을 거론하면서 이란과 함께 거론됐다. 백악관은 문서 11쪽에서 중국·러시아를 언급한 뒤 "우리는 소규모 독재 국가도 공격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지역별로 전략을 기술할 때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이런 입장에는 북핵 위협에 대한 평가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 노력,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 등과 같은 핵심적인 기조는 다 포함하고 있다. 다만 위협에 대한 평가의 정도나 외교 노력을 구체적인 방향 등은 언급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정부에서 2017년 NSS를 발표했을 때는 북한이란 표현이 17차례나 등장했으며 표현 강도도 더 높았다.
가령 이 문서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사거리 확대와 더불어 개수와 형태, 효력이 날로 증강하는 미사일이 북한과 같은 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17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화염과 분노' 등의 표현을 쓸 정도로 북미간 갈등이 고조됐던 때"라면서 "현재는 우크라이나 문제나 중국 문제 등이 더 급박한 만큼 그 문제가 주로 안보전략에 담겼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기조는 이전과 같다"고 말했다.



◇ 핵무기 현대화도 강조 = 백악관은 안보전략에서 군 현대화를 강조하면서 '핵 억제' 능력도 강조했다. 핵무기를 통해 전략적인 공격을 억제하면서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악관은 "2030년대에 미국은 처음으로 두 개의 주요 핵보유국을 억제해야 할 것"이라면서 "두 개의 주요 핵보유국은 현대적이고 다양하게 국제적이고 지역적인 핵 무력(nuclear forces)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와 함께 중국도 지역 및 국제적으로 핵무기 사용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핵무기 등을 현대화하고 확장 억제 공약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핵전쟁 위기를 감소시키는데 여전히 의지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상호 검증가능한 군비 통제 및 핵무기 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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