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울산CLX, 2027년까지 5조원 투자해 '넷제로' 속도 낸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조성 "25만t 투입해 22만t 재생"
석유제품 수요 급감 대비 친환경 항공유 공정 등으로 탈바꿈
(울산=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창사 60주년을 맞아 친환경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일 SK 울산콤플렉스(이하 울산CLX)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탄소 순 배출량 0) 달성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SK 울산CLX는 1964년 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 시작해 석유화학 중심 에너지를 공급해온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단지다.
SK이노베이션은 기후 위기로 인한 에너지 전환기에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자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지난해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 울산CLX는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생산 과정과 제품의 그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순환 경제 구축(1조7천억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원) 등에 약 5조원을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그렸다.
당장은 에너지 공급원으로 석유 제품의 대체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 제품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순환경제 구축 차원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에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t(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부지 면적은 21만5천㎡로 축구장 22개 정도 크기다.
클러스터는 세계 최초로 3개 재활용 공정인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열분해 공정을 모두 갖춘다. 이곳에서 폴리에틸렌(PE)/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대다수가 기계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하지만, 이번에 짓는 클러스터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스퀘어센터 팀장은 "페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일반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석유화학 제품의 퀄리티와 유사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직 확정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량은 대략 80∼90% 정도로 예상한다"며 "플라스틱 25만t을 투입하면 생산량은 22만t 정도 나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탄소에서 그린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과 신·증설에도 투자한다.
먼저 SK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바꾸고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 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 안전·보건·환경(SHE) 투자에 나선다.
장기적으로는 휘발유·경유 수요 감소, 친환경 항공유(SAF) 수요 증가 등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에 투자할 계획이다.
석유 제품 수요가 급감할 시기에 대비해 석유제품 생산 공정을 화학제품 생산 공정으로 전환하고, SAF 생산 공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미 SK 울산CLX는 즉시 실행 가능한 공정 효율 개선, 저탄소 연료 전환 등을 통해 탄소 감축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 개선, 연료 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감축 관련 신기술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60년간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을 둔 '친환경 소재 및 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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