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하 의사 94주기 추모식 타이베이 순국지서 열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일제강점기 대만에서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장인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 육군대장 척살에 나서 당시 일본에 큰 충격을 안긴 조명하(趙明河·1905∼1928) 의사 순국 94주기 추모식이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옛 타이베이 형무소 자리에서 조명하 의사 연구회장인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 교수, 주 타이베이 한국대표부 홍순창 부대표, 타이베이 한국학교 심향순 교장, 대만 사범대 장보웨이(江柏?) 국제사회과학원장 등 한국인과 대만인들이 참석했다.
홍순창 부대표는 "이런 계기를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계속 의미있고 발전하길 희망한다"면서 추모식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장보웨이 원장은 "대만과 한국은 일본 식민의 역사 및 냉전의 역사 등과 같은 역사적 경험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94년 전 평범했던 젊은이가 자신의 조국을 위해 본인의 생명을 바쳤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 그의 정신을 계승하고 본받기 위해 우리 공동의 역사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번화가로 변해버린 주변 지역을 둘러보며 대만의 역사 보존 현장이 상업 자본주의에 매몰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호 교수는 조 의사가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 등과 달리 독립운동 조직에 속하지 않고 '단독 의거'에 나서 사진과 서한 등 자신의 삶에 관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독립운동가였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의 식민 체제에 순응해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도 있는 조 의사는 황해도 신천군 서기직을 걷어차고 갓 태어난 아들과 부인을 고국에 남겨둔 채 일본을 거쳐 대만으로 건너가 '타이중(臺中) 의거'에 나서 순국한 독립운동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옛 형무소 벽에 걸린 플랫카드를 가리키며 사형 집행 시간은 오전 10시 12분, 숨을 거둔 시간은 10시 27분이라면서 오늘 추모식 장소인 이곳을 통해 형무소 밖으로 나와 당일 타이베이 시내 류장리(六張犁)에 묻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들이 들어서 정확한 장소는 어디인지 모른다고 전했다.
조 의사는 1928년 5월 14일 삼엄한 경비를 뚫고 독을 바른 단도를 들고 타이중시 도심 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지나던 구니노미야 대장을 급습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그해 10월 10일 타이베이 형무소 사형장에서 스물셋의 나이로 순국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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