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학회 출격한 K-바이오시밀러, 세계 1위 휴미라 '정조준'
셀트리온,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대체성·편의성 등 사례 홍보
'삼바에피스 파트너' 바이오젠 "교체 처방해도 유효성·안전성 입증"
(빈=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대 강자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아성을 허물고자 유럽 시장 등에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바이오의약품 매출 1위(코로나 백신 제외)를 질주 중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에 많이 쓴다. 지난해 매출은 207억 달러(약 29조 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를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해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환자 사례와 데이터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진력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소화기 질환 학술대회 '유럽장질환학회'(UEGW 2022)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가 실제 처방된 환자 사례 등을 공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병원의 니콜라스 매튜 교수는 현장 처방 사례를 공유하면서 유플라이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 못지않은 경쟁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는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받은 세계 최초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다.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저농도 제형인 것과 달리 고농도로 개발됐다. 고농도여서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통증을 유발하는 구연산염도 제거됐다.
매튜 교수는 "최근 오리지널을 쓰던 환자들이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해 처방받는 사례가 많아진 가운데 여러 제품 중에서도 '고농도' 제형인 유플라이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가장 유사한 바이오시밀러"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는 저농도와 고농도 제형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고농도 제형으로 처방된다. 유플라이마 역시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유사성에 후한 평가를 준 셈이다.
그는 "실제 환자 사례와 평가를 보면 유플라이마로 바꿔도 치료 효과가 잘 유지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휴미라(14일)보다 유플라이마(한달)가 긴 편이어서 환자 편의도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런 처방 사례 등을 바탕으로 유플라이마가 휴미라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사룡 셀트리온헬스케어 마케팅 담당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유플라이마가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늦게 출시됐다는 약점이 있지만,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트너사 바이오젠 역시 이번 학회에서 휴미라를 처방받던 환자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담긴 데이터를 공개했다. 바이오젠은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의 유통과 판매를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해도 치료 지속성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바이오시밀러로 처방을 바꿨을 때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10월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를 출시했으며, 고농도 제형도 추가 개발해 지난 4월 유럽에서 허가받았다.
올해 UEGW에는 세계 각국에서 1만여 명 이상의 의료인과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다국적제약사 애브비와 릴리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기업 80여 곳이 부스를 운영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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