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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난에 셰일혁명?…英총리 만지작, 여론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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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난에 셰일혁명?…英총리 만지작, 여론은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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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난에 셰일혁명?…英총리 만지작, 여론은 '냉담'
美 에너지지형 바꾼 '수압파쇄' 공법…여건 다른 유럽선 '그림의 떡'
매장량 적어 채산성 문제…환경파괴 우려 탓 주민 반대 부딪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전 장기화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 에너지난이 악화하자 셰일가스가 주목받는다.
5일 외신들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위기의 주요 원인인 천연가스 공급부족을 해소할 방안으로 최근 셰일가스 채굴을 거론하고 나섰다.
셰일가스 채굴에는 물, 모래, 증점제(액체를 걸쭉하게 만들어주는 물질)를 구멍이 숭숭한 셰일(퇴적암)층에 고압으로 분사해 석유, 가스를 분리해내는 수압파쇄공법(fracking·프래킹)이 이용된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1940년부터 유정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프래킹 기술을 개발한 뒤 가스 채굴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셰일가스 증산으로 미국 에너지 지형이 바뀌었다. 현재 미국의 천연가스 연간 생산량 9천500억㎥ 중 대부분이 셰일가스다.
영국 새 정부는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자국에서 2019년부터 금지되는 프래킹을 다시 허용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셰일가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도 일정 수준 매장량이 있는 까닭에 당장 에너지난과 맞물려 트러스 정부의 주장이 주목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유럽은 미국과 채굴을 위한 여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우 미국보다 매장량이 적고 채산성도 떨어진다는 점을 주목했다.
프랑스와 폴란드는 셰일가스 매장량이 각각 4조㎥로 유럽에서 가장 많지만 채굴 때 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는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량은 1천900억∼2천600억㎥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폴란드의 10년치 공급량에 해당한다.
프랑스도 30년간 5천400억∼1조9천억㎥까지 뽑는 것은 경제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뗐다
셰일가스는 독일에도 8천억㎥ 정도 매장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매장량은 이들 국가보다 적은 900억∼3천3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셰일가스의 매장량과 채산성뿐만 아니라 프래킹을 둘러싼 '정치적' 걸림돌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래킹은 지층을 파괴해 자연환경과 생태 보존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이 많다.
화석연료인 석유와 가스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초강력 온실가스인 메탄이 방출된다는 점 때문에 기후대응에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실제 미국에서 '셰일혁명'으로 불리는 프래킹 활성화는 인구 밀도가 낮은 광활한 벌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럽에서는 인구 밀도가 훨씬 높아 주민의 반대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유럽은 미국보다 환경보존에 더 큰 목소리를 내왔다.
대다수 유럽국에서 지하광물 채굴권은 민간이 아닌 국가가 보유한다. 그 때문에 지주가 프래킹으로 직접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작아 미국과 같은 개발 유인도 적다는 관측이다.
사실 셰일가스를 대안으로 제시한 영국 내에서도 여론은 냉담하다.
이코노미스트가 인용한 유고브 설문조사를 보면 트러스 총리가 소속된 영국 보수당 지지층에서 셰일가스 채굴에 대한 순지지율(찬성비율-반대비율)은 20% 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다.
야당인 노동당 지지층의 순지지율은 -50% 포인트에 가까울 정도로 반대가 압도적이다. 영국 전체를 봐도 순지지율은 -20% 포인트에 달한다.
유럽에 미국과 달리 프래킹을 위한 기반 시설이나 기술도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에서 프래킹으로 상당한 양의 가스를 뽑아내려면 3년이 걸릴 것"이라며 "추진할 가치는 있겠지만 유럽의 현재 위기에 대한 해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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