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무장관, 미운털 겨냥한 수사 지시했다 법정행
변호사 시절 갈등빚던 검사 차례로 표적삼아
'정치윤리 회복' 강조한 마크롱에게 타격 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프랑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과거 변호사 시절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리크 뒤퐁 모레티 장관은 취임한 지 약 2년 3개월 만인 이날 재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재판은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뒤퐁 모레티 장관 변호인 측이 재판 진행을 막기 위해 제기한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는 법정에 서는 첫 현직 법무부 장관이 된다.
앞서 2020년 말 프랑스 검사 노조와 시민단체 앙티코르 측은 변호사 시절 개인적 문제를 풀기 위해 공권력을 사용했다고 뒤퐁 모레티 장관을 고발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크게 2개다.
첫 번째는 뒤퐁 모레티 장관이 과거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조사했던 금융전담검찰청(PNF) 소속 검사 3명을 겨냥해 수사를 지시한 일이다.
당시 검찰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 티에리 에르조그에게 수사당국의 도청 가능성을 알려준 첩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뒤퐁 모레티 장관의 통화 내역을 들여다봤다.
이에 뒤퐁 모레티 장관은 사생활 침해 혐의 등으로 해당 검사들을 고소했다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일괄 취하했지만 이후 PNF를 대상으로 또 다른 조사를 개시했다.
해당 검사 중 1명은 징계권을 가진 헌법 기관인 고등사법위원회에서 당시 어떠한 위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았으며 나머지 2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 사건은 뒤퐁 모레티 장관이 그가 변호사였을 당시 자신의 의뢰인에 대한 조사를 벌였던 한 검사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일이다.
고등사법위원회는 지난달 이 같은 행위가 이해상충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해당 검사에게는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이 같은 혐의가 인정되면 뒤퐁 모레티 장관은 징역 5년에 벌금 50만 유로(약 7억 원) 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뒤퐁 모레티 장관의 변호인은 이번 논란을 두퐁 모레티 장관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법부 측의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뒤퐁 모레티 장관의 사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상태다.
NYT는 이번 사건이 그간 정치 윤리 회복을 강조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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