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태풍 피해 복구 와중에 외국서 F1 관람…비난 쇄도
"몰상식하고 무책임한 행동" vs "투자 유치 수단"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포뮬러원(F1) 레이싱 대회를 관람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일간 필리핀 스타 및 A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는 지난 주말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F1 경주 대회를 관람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상에서 마르코스가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몰래 싱가포르에서 레이싱 대회를 관람했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 마르코스의 언론 비서관은 사실 여부를 묻는 언론 매체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셴룽 총리 등 싱가포르 고위층이 페이스북 등에 마르코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그의 레이싱 관람은 사실로 확인됐다.
마르코스는 지난달 30일 아내 및 두 아들과 함께 군용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건너갔다고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자 마르코스 반대 진영은 태풍 '노루'가 필리핀 북부를 강타해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최소 12명이 숨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몰염치한 행동을 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좌파 성향 단체 '바얀'의 사무총장인 레나토 레예스는 성명을 내고 "몰상식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 "냉정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만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르코스는 이번 F1 관람은 투자 유치를 위한 거라고 해명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비즈니스를 위해 골프를 치는 사람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F1 관람이 최상의 수단이었다"면서 "생산적인 주말을 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탄스릉 싱가포르 인력부 장관도 "경기 도중에 마르코스 대통령과 경제 및 에너지 분야 협력을 비롯해 인력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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