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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뚫리는 러 방어선…우크라 병합지 4곳 모두 깃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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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뚫리는 러 방어선…우크라 병합지 4곳 모두 깃발 휘청
동부 이어 남부 헤르손도 우크라군 진격…크렘린 국경 설정도 혼선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자국 땅으로 선언하자마자 전선이 잇따라 뚫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면을 구기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전선에서 대승을 거둔 데 이어 남부 헤르손주(州)에서도 러시아군 방어선을 뚫는 데 성공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의 이고리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헤르손주 졸로타 발카와 올렉산드리우카 방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적으로 우세한 전차를 앞세워 우리 방어선 깊이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통상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의 군사적 성과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너무 명확했기에 이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AP 분석이다.
헤르손 현지 친러세력도 전선이 뚫린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러시아가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으로 임명한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약간 더 깊이 뚫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헤르손주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기존 전선에서 30㎞ 떨어진 드니프로강 서안 요충지 두차니로 진격하려다 러시아군에 저지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내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군 전차부대가 드니프로강 서안을 따라 진군 중이라면서 마을 여럿이 탈환됐고 러시아군 장병 수천명이 보급이 끊기거나 고립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헤르손 방면 최대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다른 러시아 점령지들에서도 러시아군을 밀어붙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점령지 합병 선언 하루만인 이달 1일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북부 핵심 도시인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했고, 최근엔 크렘리나에서 20㎞ 거리인 토르스케 마을까지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우는 "(크렘리나는) 루한스크 전역을 통제하기 위한 핵심 지역이다. 이 도시 뒤로는 러시아 방어선이 더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6월 말 세베로도네츠크를 무너뜨리고 7월 초에는 이웃 리시찬스크까지 빼앗으면서 한때 루한스크 전역을 장악했다.
이에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해방'이란 러시아의 군사목표 달성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절치부심한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기존 전선을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자국에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가운데 한 곳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셈이 됐다.
러시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말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대표와 맺은 합병 조약을 3일 하원에서 비준하는 등 관련 절차를 속속 밟고 있지만, 전선이 밀리면서 국경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를 놓고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도네츠크·루한스크는 2014년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간 분쟁 발발전 행정 경계선을 국경으로 봐야 하지만, 자포리자와 헤르손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이날 말했다.
그는 "해당 지역 주민들과 (국경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 하원의 파벨 크라세닌니코프 의원은 자포리자와 헤르손도 전역이 러시아 영토라고 주장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리만도 러시아 입장에선 합병조약에 따라 자국 영토가 된 지역을 빼앗긴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이와 관련한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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