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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경찰, 축구장참사 책임론 확산에 현지 서장 해임·9명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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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경찰, 축구장참사 책임론 확산에 현지 서장 해임·9명 정직
경찰, 현장 책임자 등 28명 조사…CCTV 확보해 분석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동자바주의 프로 축구장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와 관련해 경찰 책임론이 커지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지 경찰서장을 해임하고 9명의 경찰관을 정직 처분했다.
4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데디 프라세티오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은 전날 저녁 언론 브리핑을 통해 "리스티요 시깃 프라보워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페르디 히다야트 말랑 리젠시 경찰서장을 해임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동여단 소속 경찰 9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고, 경찰 28명이 범죄 수사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당시 누가, 왜 최루탄 사용을 결정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범죄 수사대는 칸주루한 경기장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32대를 확보해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이 사고 이틀 만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이번 대형 사고가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것이란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경기에서 아레마FC가 23년 만에 홈에서 페르세바야에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경찰은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고 이를 피하려던 관중이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뒤엉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아동·청소년 32명을 포함해 125명이 사망하고 323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해 경기장에서는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경찰이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잉 대응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경찰관 2명이 사망했고 관중들이 경찰차를 불태우는 등 당시 상황은 폭동과 같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당시 경기를 저녁이 아닌 낮에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아레마FC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경기장 수용 인원(3만 8천 명)보다 더 많은 4만 2천 장의 표가 팔렸다며 협회와 아레마FC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오히려 더 큰 공분을 사는 상황이다.
사고가 발생한 말랑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등에서는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당시 사건의 목격자들은 경찰이 그라운드로 난입한 관중들 외에 관중석에도 최루탄을 발사해 사건을 더욱 키웠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경찰과 별도로 마흐푸드 엠데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을 중심으로 각 부처 관계자와 프로축구협회, 학계, 언론 등으로 이뤄진 합동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2∼3주 동안 경찰과 별도로 이번 사고의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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