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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독일 통일은 한반도 통일의 오래된 미래"
"북핵문제 해결 전 남북 문화교류 추진…동서독처럼 문화협정"
동서독 화해 시작된 에르푸르트에서 백두대간 재현 '제3의 자연'전

(에르푸르트[독일]=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독일 통일은 한반도 통일의 오래된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독일 에르푸르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제3의 자연'전 개막 기념 세미나 축사에서 "32년 전 독일은 감동적인 통일을 이뤄냈다. 많은 세계인에게 통일은 지나간 과거사지만, 분단국가인 우리에게는 꿈에도 열망하고 염원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를 시작으로 동서독 화해가 시작된 상징적 도시인 에르푸르트에는 한반도의 백두대간을 재현한 남북한 야생화 예술 정원인 한석헌 김승회 작가의 '제3의 자연(Das dritte Land)'전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문을 연다.
그는 "32년 전 국제질서가 어지럽게 요동치는 가운데에도 독일 국민들의 통일 의지는 변함없이 단단했다"면서 "정부는 흔들림 없는 통일정책을 일관되게 펼쳤고, 기민하고 주도적인 외교역량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관통하는 중심적 힘은 자유를 향한 독일 주민의 단호하고 강인한 의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통합, 정의, 자유라는 통일독일이 추구하는 가치들로 꽃을 피웠고, 통일 독일은 유럽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중심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된 한반도의 모습도 이와 같다"면서 "끝없는 인내와 부단한 노력으로 북한 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해결하고 마침내 자유와 인권, 정의와 평화가 살아 숨 쉬는 한반도의 통일 미래를 일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도 문화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남북한이 문화적 교류와 소통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확장해 나간다면 통일을 향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 남북한 문화교류의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이라도 우선 남북이 서로 문화로 한 걸음씩 다가설 수 있도록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은 걸음으로 문화교류를 시작하고 과거 동서독처럼 문화협정 등 제도적 장치에 의해 뒷받침된다면 더욱더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발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의 정원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해 2019년 5월 장벽이 지나갔던 베를린 한복판 쿨투어포룸의 성 마테우스 교회 앞 광장에 설치됐다가 에르푸르트시의 초청을 받아 3년 만에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정원은 독일 연방정치교육청이 주관하는 2020년 통일상 문화부문 은상을 받기도 했다. 일단은 2024년까지 설치허가가 났지만, 추후 에르푸르트 시립미술관과 정원관리청과 함께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페터스베르크 요새는 연간 55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에르푸르트의 관광명소다. 에르푸르트는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1970년 첫 동서독 정상회담을 하면서 독일 통일로 이어진 화해를 위한 소통의 첫 발걸음을 뗀 곳이다.


제3의 자연은 돌과 흙을 이용해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한 백두대간의 높이가 1.2m에서 1.8m로 높아지면서 존재감이 부각됐다. 작은 백두대간 주변에는 베를린 보타니셰 가르텐·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공동으로 선별한 남북의 대표적 야생화, 풀, 나무 중 베를린에서 살아남은 17종과 한국에서 새로 공수한 백두산떡쑥, 바람꽃, 함박꽃나무, 너도개미자리 등 남북한 야생화 25종을 설치했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은 몽환적이고 산수화적인 풍경 재현을 위해 기암괴석 사이로 안개가 낀 모습도 지속해서 연출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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