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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축구장서 '관중 난입' 최악 참사…최소 174명 사망(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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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축구장서 '관중 난입' 최악 참사…최소 174명 사망(종합3보)
경기 패배에 홈팬들 3천명 난입…최루탄 진압에 도망치다 출구서 사고
"사망자 대부분 호흡곤란 증상"…경찰 과잉진압 논란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난입으로 최소 174명이 숨지는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최루탄 진압에 도망치던 관중들이 출구에서 뒤엉켜 깔리면서 발생한 이 사고의 부상자도 100명이 넘고 중상자들이 포함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전날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의 사망자 수가 174명이며 부상자는 1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상자들은 현지 8개 병원에서 집중 치료 중이며, 이 중 11명은 중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전날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 경기 후 벌어졌다.
아레마 FC가 홈 경기에서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23년 만에 패하자 화가 난 홈팀 관중 일부가 선수와 팀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다.
경찰은 난입한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고, 수천 명의 관중이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뒤엉키면서 대규모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 서장은 "아레마 FC의 서포터스 중 일부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협해 최루탄을 쏘게 됐다"라며 "사람들이 이를 피하려고 10번과 12번 출구로 대피하다 뒤엉켰고 사람들이 깔리면서 사고가 벌어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위얀토 위조요 지역 보건소장은 "사망자 대부분이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깔리면서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라며 일부 부상자는 병원이 아닌 집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어 정확한 피해자 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3만8천 명이지만, 이 경기의 입장권은 4만2천 장 팔렸다며 초과 입장 규모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부상자들이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부 장관과 동부 자바 주지사에게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또 경찰청장에게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했으며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에는 사고 재발을 위한 개선책이 마련될 때까지 프로축구 리그를 잠정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일각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도 문제 삼고 있다.
FIFA의 '경기장 안전·보안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에서 경찰이나 보안요원은 총포류나 최루탄 등의 소지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경기장에서 최루탄을 쓰면 이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뒤엉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1964년 페루 리마 국립경기장 사고도 경찰의 최루탄이 대형 참사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심판 판정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자 경찰이 최루탄을 쐈고, 도망가던 팬들이 뒤엉키며 대규모 참사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인권위원회는 최루탄 사용을 포함해 당시 사건과 관련한 현지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 지금까지 우리 교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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