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가라앉는 투발루…"디지털 국가 만들어 보존해야"
"투발루라는 나라 있었다는 사실 기록해둘 공간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수몰 위기에 놓인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를 보존하기 위해 '디지털 국가(Digital Twin)'를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셀리로파 아피넬루 전 투발루 법무장관은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태평양국가 컨퍼런스'에서 "투발루라는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해둘 공간이 필요하다"며 일종의 가상 국가를 제안했다.
하와이와 호주 사이의 태평양에 위치한 투발루는 해발고도가 약 2m 수준이어서 인구 1만2천명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아피넬루 전 장관은 투발루 국민들에겐 "의지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메타버스에 투발루의 문화와 가치를 그대로 담아낸 디지털 국가를 만드는 것이 국민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사람은 디지털화할 수 없다"며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 등 인근 국가들에 투발루 국민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물색할 수 있게 이민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우리에게 교육과 직장 등을 제공했지만 그들의 이민법은 간단치 않다"며 지금보다 더 우호적인 규정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각자 자신들의 속도에 맞춰 적법하게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갈 수만 있다면 한꺼번에 국가 전체를 옮기는 것보단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무장관은 투발루가 사라지더라도 합법적으로 국가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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