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유력 인수후보 한화…'방산 집중전략' 통했나
2008년 M&A 무산 후 14년만에 재도전…'통째 매각'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정부가 대우조선해양[042660]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긴급 논의 중이어서 인수합병(M&A)의 최종 종착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낙점된 데는 한화그룹의 방산 분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될 경우 막강한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26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우조선 처리 방향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한화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 9천639만주를 6조3천2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이행보증금 3천150억원을 우선 지급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한화가 계약을 미루다 양측 이견으로 2009년 6월 18일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
그러나 최근 대우조선해양 분리매각설이 거론되면서 한화는 다시 유력한 인수 후보로 주목받았다.
대우조선은 크게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뉜다.
몸집이 큰 탓에 일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방산에 속하는 특수선 부문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고 상선 부문만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방위사업법에 따라 외국업체의 국내 방산업체 인수는 승인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수선과 상선을 분리하면 효율성이 떨어져 실현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분리매각의 경우 노조 반발이 거센 것도 걸림돌이다.
이런 조건을 고려할 때 한화에 '통째 매각'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대대적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의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로 통합해 지상에서부터 항공우주에 이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한화의 구상이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을 경우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며,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상호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될 경우 방산 수출 확대에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울러 한화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에도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화솔루션[009830], 한화임팩트, ㈜한화와 사업을 연계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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