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중계된 日고교생의 아리랑…한일축제 3년째 온라인 개최
K팝 그룹 출연·퀴즈 대회도…일본 정치인, 우호 메시지 안보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색색의 한복 차려입은 남녀 고교생 20여 명이 무대에서 전자 오르간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이 24일 오후 유튜브로 중계됐다.
한일축제한마당 실행위원회가 이날 일본 도쿄 소재 주일한국문화원에 무대를 마련하고 생중계한 '한일축제한마당 2022 인(in) 도쿄'의 한 장면이다.
일본 지바(千葉) 현립 쓰다누마 고교 합창부 학생들이 아리랑, 고향의 봄, 앞으로 등 민요와 가곡으로 한국어 실력과 가창력을 함께 뽐냈다.
한일 관계가 수교 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이날 행사에서는 양국 간 교류를 촉진하고 문화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사물놀이를 무대 예술로 끌어올린 인물 중 하나인 이광수의 제자 이창섭과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팀 '백화'가 앉은반 사물놀이를 선보였고 가야금 연주자 김얼이 장고 반주와 함께 하는 연주로 누리꾼의 이목을 끌었다.
또 한일 교류 퀴즈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한일 양국 문화 등에 관해 지식을 겨룰 기회도 제공했다.
행사의 백미는 역시 K팝이었다.
한국인 5명과 일본인 4명으로 구성된 보이 그룹 'T1419'(티일사일구)와 5인 걸그룹 '프리킬'이 온라인 접속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또 K팝의 매력에 빠진 일본 춤꾼들과 그리고 커버댄스 팀, 학생, 한국 무대 진출 희망자 등이 K팝 댄스 실력을 겨뤘다.
한일축제한마당은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005년을 한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한일 우정의 해'로 정하면서 2005년 서울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양국 외교장관이 합의함에 따라 2009년부터 서울과 도쿄에서 매년 비슷한 시기에 한일축제한마당이 개최되고 있다. 올해 서울 행사는 25일 코엑스에서 열린다.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한일축제한마당 일본 측 실행위원장은 24일 행사 개막 때 "한일 양국의 문화 교류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보다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발전하길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일축제한마당 한국 측 실행위원장은 "한일축제 한마당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최대 규모의 양국 교류 행사"라며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고 한일 교류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본 행사는 2020년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2020년 이후 일본 정부 인사와 일본 정치인은 참가하지 않았으며 동영상이나 대독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2019년까지는 일본 정치인이나 일본 정부 인사가 행사장에 와서 한일 교류 증진을 기대하는 축사 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