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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뒤흔드는 '극우 바람'…이탈리아도 몰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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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뒤흔드는 '극우 바람'…이탈리아도 몰아칠까
이탈리아 극우정당 대표 멜로니, 차기 총리 확실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랑스에서 스웨덴까지 유럽에 몰아닥친 극우 바람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시행되는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구성된 거국내각이 내분으로 붕괴하면서 조기에 치러지는 이날 총선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 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은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 시기인 지난 9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25.1%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Fdl과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I) 등으로 구성된 우파 연합의 지지율은 46.6%로 중도 좌파 연합을 20%포인트 가까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선거 결과가 나오면 우파 연합이 상·하원 과반을 점하는 것은 물론 최대 지분을 가진 멜로니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된다.
이탈리아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파시즘의 원조 격인 베니토 무솔리니 이래 첫 극우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멜로니 대표는 파시즘과의 연결 고리를 부인하지만, 그가 대표인 Fdl은 파시스트를 상징하는 삼색 불꽃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선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20%가 넘는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랐다.
스웨덴민주당의 득표율은 2010년 5.7%, 2014년 12.9%, 2018년 17.5%에서 이번에 역대 최대인 20.6%를 기록했다.
2010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할 때만 해도 스웨덴민주당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2015년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난민 유입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이민자 거주지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을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스웨덴 국민들은 이민자들을 범죄와 연결 짓는 인식이 강해졌다.
국민들의 반이민 정서를 파고든 스웨덴민주당은 '이주민 제로',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폭넓은 지지를 얻어냈다.
평등에 기반한 사민주의 전통이 뿌리 깊고 난민에 관대했던 스웨덴에서 반이민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이 약진한 것을 국제 사회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웨덴민주당의 성공은 어떤 나라도 극우 정당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짚었다.
프랑스도 지난 6월 총선에서 유럽의 간판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정통 보수정당 공화당(LR)을 제치고 우파 간판이 됐다.
유럽 정치권의 극우 바람은 물가 급등에 따른 생활고, 에너지 대란, 우크라이나 전쟁, 불법 이민자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극우 정당 또는 포퓰리즘 성향의 정당이 득세한 것처럼 최근 극우의 팽창도 경제 위기가 심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멜로니는 극우 정치인으로, 반이민·반유럽통합 등을 내세워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이주민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극우 세력이 집권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에 관해서는 헝가리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헝가리의 극우 성향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그간 법치, 인권, 언론 등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권고를 무시하고, 대러시아 제재에서도 계속 어깃장을 놓았다.
지난주 유럽의회는 헝가리를 더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간주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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