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글엔지니어 "2030년엔 양자컴 도움받아 클린에너지·신약개발"
"3년전 구글 개발 양자컴, 슈퍼컴이 1만년 걸리는 연산 200초만에 풀어"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는 100만 큐비트의 양자컴 개발이 목표"
(샌타바버라[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2030년에는 양자컴퓨터가 새로운 클린 에너지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있는 '퀀텀 인공지능(AI) 랩'에서 만난 에릭 루세로 구글 수석 퀀텀 엔지니어는 "스스로 오류를 수정(error-corrected)하는 100만 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대에 찬 메시지를 던졌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로 이뤄진 '비트'(bit)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에서 0과 1의 얽힘과 중첩을 이용해 훨씬 빠른 속도로 연산을 처리한다.
예를 들어 미로에서 길을 찾으려고 할 때 기존 컴퓨터가 길을 하나씩 가본 뒤 정답을 찾는 것과 달리 한꺼번에 여러 길을 가서 한 번에 정답을 찾는 방식이다.
구글은 3년 전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푸는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2의 50제곱 규모의 정보를 연산할 수 있는 '50큐비트'는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기준점으로 여겨지는데, 구글은 현재 1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축했다고 그는 밝혔다.
구글은 올해 말까지 433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겠다는 IBM과 함께 전 세계에서 이 부문의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30년 안에는 3년 전 양자컴퓨터의 1만 배 수준의 시스템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루세로 엔지니어는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현재 보유 중인 20여대의 시스템을 활용해 더 우수한 양자컴퓨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BM도 내년에 1천121큐비트, 2025년에는 4천 개가 넘는 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양자컴퓨터 성능도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양자 프로세스가 작은 외부 영향에도 정보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100만개의 큐비트를 방 한 개 크기의 양자컴퓨터 안에서 함께 작동하며 오류를 잡아내도록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기존 컴퓨터를 넘어 유용한 오류수정 양자컴퓨터를 향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양자컴퓨터가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에 맞춰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세로 엔지니어는 100만개의 오류수정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면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 새로운 컴퓨터는 인류가 생각하지 못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클린 에너지와 수명이 더 오래가는 배터리, 인류가 치료하지 못하는 신약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같은 것도 그중 하나"라고 예를 들었다.
양자컴퓨터가 실제 생활에 활용되더라도 기존 컴퓨터가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간단한 연산을 하는 데까지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컴퓨터를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풀 수 없는 특정한 문제를 풀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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