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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홀로코스트 조사 필요" 발언에 이스라엘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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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홀로코스트 조사 필요" 발언에 이스라엘 발끈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서방 언론과 첫 정식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으로 '앙숙' 이스라엘을 자극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방영된 미 CBS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 '식스티 미니츠(60 minutes)'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인 홀로코스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CBS 앵커 레슬리 스탈이 홀로코스트가 실제로 벌어졌는지 그래서 60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됐다고 믿는지 묻자 라이시 대통령은 "홀로코스트가 있었다는 흔적들이 있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후 스탈이 "그래서 당신은 (홀로코스트에 대해) 확신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라이시 대통령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인터뷰는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녹화됐다. 지난해 취임한 라이시 대통령이 서방 언론과 정식으로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대인 역사상 최대 피해 중 하나인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를 반유대주의로 규정하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홀로코스트 관련 기록 사진들을 올리고 '흔적들'(some signs)이라는 글을 남겼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트위터에 "충격적이다. 반유대주의와 증오를 퍼뜨리는 '역사 부정자'(DENIER)를 거부할 것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촉구한다. 테헤란의 도살자에게 연단을 허용한다면 유엔은 최악이 될 것"이라고 썼다.
이스라엘의 매체들도 라이시 대통령의 발언을 이날 톱뉴스로 전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수정주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끌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라이시가 괜스레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성토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종 결정을 앞두고 다시 교착 국면에 빠진 핵합의 복원 협상에 대해 라이시 대통령은 "거래가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합의를 위해 진지하게 임할 것이다. 미국은 약속을 깬 적이 있는 만큼, 핵합의를 다시 철회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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