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화석연료 모두 태우면…산업혁명 이후 탄소배출량 넘어선다
3조5천억t 온실가스 배출…남아있는 탄소예산 7배 넘어
잠재 배출량 가장 많은 곳은 미국과 러시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장된 화석연료를 모두 연소하면 산업혁명 이후 누적됐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을 연구하는 영국 비영리 싱크탱크 '카본 트랙커'(Carbon Tracker)와 전세계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적하는 미국 환경단체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는 이날 각국 석탄·원유·가스의 매장량·생산량·배출량 등을 한데 모은 데이터베이스 개념인 '글로벌 화석연료 레지스트리'를 공개했다.
이런 종류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는 이번에 처음 나왔다.
구체적으로 89개국 내 유전과 가스전 등 5만곳에 대한 정보를 다뤘고, 이는 전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75%를 아우르는 범위다.
해당 DB에 따르면 만약 각국이 현재까지 확인된 화석연료를 전부 추출하고 사용한다면 무려 3조5천억t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배출량보다 많고,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상승 억제를 기준으로 남아있는 탄소예산의 7배가 넘는다. 탄소예산이란 해당 기후목표를 해하지 않는 선에서 용인 가능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다.
이중 잠재 배출량이 제일 많은 나라는 미국(5천770억t)과 러시아(4천900억t)로 나타났다. 나머지 국가의 탄소예산을 각각 혼자서 넘어설 수 있을만한 규모다.
그 다음이 중국, 호주, 인도, 이란, 베네수엘라, 사우디 아라비아 등 순이었다.
카본 트랙커를 창립한 마크 캄파날레는 "각국 정부는 석탄 발전을 위해 신규 허가를 내주면서 기후대응 약속과 완전히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해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하고 1.5도 안으로 억제하고자 노력하자고 약속했지만 신규 화석연료 추출 프로젝트를 적극 중단하는 데는 뜻을 모으지 못했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석탄 발전을 퇴출하는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게다가 에너지 대기업과 사모펀드 중심으로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계속 추진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데다가 유럽이 러시아에 의존했던 가스 수입을 다변화하면서 전세계 기후대응 노력이 흐트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오는 11월 COP27이 이집트에서 열리면서 기후대응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보건 관련 단체 200여곳은 지난 14일 '글로벌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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