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기'로 돌아선 中 2030세대, 중국경제 불안요인"
경기둔화·실업에 소비 줄이고 저축 늘려…'2천원에 저녁만들기' 등 인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한때 명품 등 소비를 주도하던 중국 젊은 층이 청년실업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절약 모드'로 돌아섬에 따라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검소하게 살고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
예컨대 한 라이프스타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10위안(약 2천원)으로 저녁 식사를 만드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한 달에 1천600위안(약 32만원)으로 살아가기'와 같이 돈을 절약하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다.
한때 신용카드 빚이 많았다는 한 20대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더우반(豆瓣)에서 '저소비연구소'라는 그룹을 만들어 회원을 15만명 이상 모으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됐다"며 "이전처럼 번 돈을 다 쓰고 다음 달에 다시 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를 끊고, 해외 명품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국 제품을 사는 2030 세대의 절약 기조는 소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는 중국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중국시장조사그룹(CMR) 관계자는 "16년간 중국에서 소비자 행태를 조사해왔는데, 그 모든 시간을 통틀어 젊은 소비자들을 본 것 중에 이번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준 데다가 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가 젊은 층에 큰 타격을 줬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만 16∼24세 실업률이 지난 7월에 20%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통·전자상거래 등의 업종에선 젊은 층의 월급이 깎이기도 했다.
중국 소매판매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8월에 5.4%로 회복했으나, 코로나19 대확산 이전인 7% 이상엔 못 미쳤다.
특히 가계저축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0조8천억위안(약 2천142조원) 늘어나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6조4천위안)의 2배 가까이에 이르렀다.
중국은 이에 저축을 억제하고 소비를 늘리기 위해 대형 국영은행들 중심으로 개인 예금 금리를 내리기도 했다.
홍콩대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는 "어려운 고용시장과 강한 경기 하방 압력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불안과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대 마케팅 컨설턴트인 도리스 푸 씨는 "돈이 있는데도 집과 차를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이는 "모든 것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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