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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맹그로브숲, 공기 중 탄소 흡수해 5천년 이상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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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맹그로브숲, 공기 중 탄소 흡수해 5천년 이상 저장한다"
미국 연구팀 "탄소 장기간 저장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맹그로브숲 보호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짠 바닷물 때문에 대부분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해변에 서식하는 맹그로브 숲을 보호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맹그로브 숲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다량 흡수해 땅속에 5천년 이상 저장, 기후변화 완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R)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팀은 18일 해양 생태학 학술지(Marine Ecology Progress Series)에서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의 맹그로브 숲에서 토양표본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5천년 전에 흡수한 탄소까지 저장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맹그로브는 해안 수역처럼 대부분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다. 땅에서 솟아 나온 뿌리가 일정 높이까지 뻗어있고, 그 위에 가지와 나뭇잎이 자라 나무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맹그로브의 이런 서식 특성은 세계 곳곳에서 해안지대가 침식돼 사라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 라파스 해안의 맹그로브 숲이 '생물 지구화학 순환'(biogeochemical cycling)을 통해 탄소와 질소를 흡수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질소는 식물에 흡수된 뒤 광합성 등을 통해 식물체가 되고 죽은 다음 땅에 묻혀 미생물 분해 과정을 거쳐 순환된다.
이들은 라파스 해안 근처 맹그로브 숲 4곳에서 맹그로브 나무 아래 깊이 20㎝ 간격으로 토양 표본을 채취해 탄소와 질소 성분을 분석하고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으로 이들 물질이 쌓인 시기 등을 조사했다. 또 토양층의 유기물 등을 분해하는 미생물도 분석했다. 맹그로브 나무 아래 토양층은 퇴적물과 부분적으로 부패한 유기물 등이 뒤섞여 있었고 3m 깊이까지 이어져 있었다.

분석 결과 맹그로브 숲 토양에는 질소와 비교해 훨씬 많은 탄소가 저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에서는 5천년 전(5029±85년)에 흡수된 탄소까지 토양 속에 여전히 저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서 이처럼 탄소를 오래 저장하고 있는 생태계는 아직 녹지 않은 남극과 북극의 영구동토층 등 일부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연구자인 에마 아론슨 UCR 교수는 "이들 맹그로브 숲이 특별한 점은 탄소를 매우 빠르게 흡수해 저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흡수한 탄소를 아주 긴 기간 저장한다는 것"이라며 "맹그로브 숲은 이를 통해 같은 지역의 다른 생태계보다 훨씬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맹그로브 숲 땅속에 탄소가 이처럼 오래 저장될 수 있는 이유로 토양층이 물에 잠겨 있어 유기물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나 곰팡이 등이 침투 또는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일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이들 토양 표본에서는 1천100종 이상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 중 많은 박테리아가 산소가 부족한 극한 환경에서도 살 수는 있지만 탄소 분해 효율은 높지 못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맹그로브 숲의 탄소 저장 연구를 하와이와 플로리다, 멕시코 유카탄반도 등지로 확장할 예정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매슈 코스타 UCSD 교수는 "수천 년 동안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맹그로브 숲이 파괴된다면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고 이를 복원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숲이 계속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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