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릴랜드 주지사 "IRA 우려 이해…한미관계 해되지 말아야"
아내 유미 호건 여사와 방한 공동 기자회견
호건 여사 "나는 한국의 딸, 팔은 안으로 굽는다"며 웃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최근 한미 경제의 최대 현안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공감한다면서 앞으로도 한미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을 방문 중인 호건 주지사와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가 17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최대 관심사는 단연 IRA였다.
호건 주지사는 이에 대해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걸 안다"며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IRA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혜택을 부여해 결과적으로 한국산 자동차 회사가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에서) 이미 잘하는 분야인 전기차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미국에서 더 활발해지기 바라고 또 그래야 한다"며 "많은 한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데 이것을 북돋워야지 꺾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저와 얘기했던 많은 (정치) 지도자가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살펴보고 또 타협을 통해서 어떻게 같이 협력해나갈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며 "그간 훌륭하게 유지됐던 한미 관계에 해가 되선 안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호건 주지사는 IRA가 의회에 서둘러 제출되는 바람에 자신을 포함한 여러 공화당 의원의 반대에도 통과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이를 뒤집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을 발전시키기 위해 논의가 진행되고 선거 후 모든 이해당사자가 더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호건 주지사는 아울러 "메릴랜드와 한국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한미 양국도 오랫동안 특별한 우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몇 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국이자 혁신국가 중 하나이고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라며 "한미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릴랜드에 대해서는 생명과학을 비롯해 첨단과학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지역이라며 우수한 입지와 인력을 자랑하는 "북미로 가는 게이트웨이"라고 소개했다.
또 지리적으로 워싱턴DC와 가깝고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보건원(NIH), 국립암센터 본부 등 여러 기관과 존스홉킨스대학, 볼티모어 항구 등이 위치해 시너지를 낼 여지가 크다는 점을 부각했다.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서울 무역사무소가 한국과 메릴랜드 기업이 상대 지역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기회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업체 운트바이오(UNDBIO)가 메릴랜드에서 인슐린 생산과 연구개발에 1억달러(약 1천4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사실도 전했다.
재임동안 가장 잘한 일로 주의 경제성장을 꼽았다.
호건 주지사는 "8년 동안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성과는 우리 주의 실적을 확실하게 향상했다는 점"이라며 "주지사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메릴랜드주의 경제실적은 50개 주 가운데 49위였다가 이제는 6위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호건 여사는 태권도의 날과 코리아타운을 지정한 성과를 언급했다.
2015년에는 남편과, 2017년엔 혼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문한 뒤 이번에 한국을 세번째 찾았다는 호건 여사는 "(미국의) 어느 주가 세번씩이나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오겠냐. 저는 대한민국의 딸이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 여기서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을 어제 만나보니까 자랑스럽고 한국 기업도 메릴랜드에 와서 많이 투자하고 한국도 알리고 그러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호건 여사는 미국을 통틀어 첫 한인 출신이자 메릴랜드주의 첫 아시아계 주지사 부인이어서 남편 호건 주지사는 국내에서 '한국 사위'라는 친근한 별명을 얻었다. 미국 정가에선 차기 미국 대선의 공화당 내 잠재적 후보로도 꼽힌다.
남편의 대선 출마를 권유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본인이 말을 안해서 내가 더 할말이 없다"며 "지금까지처럼 주지사의 일을 겸손하게 잘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했고 신을 믿는 만큼 신의 뜻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또 "제주에 갔더니 주변에서 남편이 한국 사람처럼 밥을 먹는다고 놀랐다"며 호건 주지사가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매운 음식도 곧잘 먹는다고도 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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