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엔총회 화상연설 두고 미러 샅바싸움 예고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내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는 유엔 총회 고위급 주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이를 막을 예정이라고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유엔 대표부 대변인은 서방 38개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허용하는 결의 초안을 공동 주관했으며, 유엔 총회는 금주 말까지 이에 대해 숙고할 것이라고 더힐에 밝혔다.
하지만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해 서방과 러시아의 신경전을 예고했다.
네벤쟈 대사는 기자들에게 "젤렌스키는 자국 주변은 아주 잘 다니지만 이곳에는 못온다"며 "만약 당신이 올 수 없다면 당신은 대표를 파견해 총회에서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 이상 화상 방식으로 연설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각국 정상들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주로 화상으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했으나 올해는 대다수 뉴욕을 직접 찾을 예정이다.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표부는 유엔 총회 회원 193개국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전쟁 때문에 뉴욕에 올 수 없다는 메모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유엔 총회의 최대 화두는 7개월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까닭에 유엔의 조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막을 수 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제77차 유엔총회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일반토의는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다.
이번 일반토의에서는 각국 정상과 총리, 장관 등 대표들이 총회장 연단에 올라 연설한다.
고위급 참석자들이 모두 오프라인 연설을 하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각국 정상과 고위급 참석자 대다수는 오는 19일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끝난 뒤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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