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현대미술관, 피카소 걸작 팔아 디지털 부문 강화
르누아르·로댕·베이컨 등 29점 소더비 매물로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적 명성의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고자 피카소를 포함한 거장의 작품을 대거 경매에 넘기기로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미술관에 장기 임대 중인 피카소, 르누아르, 로댕 등의 작품 29점이 올가을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작품은 미국 방송계 거물 윌리엄 페일리(1990년 사망)의 재단이 미술관에 장기 임대한 81점 중 일부다.
피카소의 1919년작 '탁자 위 기타'(Guitar on a Table)가 11월 14일 시작가 2천만 달러(278억원)에 뉴욕 경매에 출품된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1963년작 '헨리에타 모라에스의 초상을 위한 세가지 습작'(Three Studies for a Portrait of Henrietta Moraes)은 10월 14일 3천500만 달러(487억원)에 런던 경매에 나온다.
경매로 모은 돈은 미술관 자체 스트리밍 채널 출범을 포함해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이처럼 대대적 판매에 나서는 것은 미술계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관람객 감소로 고전하는 상황과 맞물렸다.
실제로 뉴욕현대미술관은 통상 연간 관람객이 300만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165만명에 그쳤다.
이 미술관 관계자는 2024년에는 관람객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전망이 더 밝은 쪽은 온라인이라고 말했다.
WSJ는 "미술관과 큰손 기부자들이 온라인으로도 미술관의 영향력을 넓혀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뉴욕현대미술관 웹사이트, 유튜브 채널, 소셜미디어 등에서 3천500만명이 유입됐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 3천만명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이 미술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디지털 관객을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온라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가상현실 전시회, 큐레이터 채팅 등을 개설한 데 이어 미술과 연관된 자체 스트리밍 채널을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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