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쇼크에 코스피·코스닥 1%대 하락…환율 1,390원 돌파(종합)
美금리 1%p 인상 가능성에 긴축 경계 강화…기관·외인 동반 매도
원/달러 환율 17.3원↑ 1,390.9원 마감…장중 1,395.5원까지 급등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발 물가 충격에 1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1% 이상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390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12포인트(1.56%) 내린 2,411.4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59.07포인트(2.41%) 낮은 2,390.47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 초반에는 2% 이상 하락해 2,381.50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해 2,410선은 지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천394억원, 1천641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5천197억원을 순매수해 증시 하단을 지지했다.
개인은 3천889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에 쏟아진 매물을 소화했다.
추석 연휴 기간의 글로벌 증시 호재를 한꺼번에 반영해 전날 2.74% 상승 마감한 코스피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한국시간으로 전날 밤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작년 8월보다 8.3% 오르며 시장 전망치(8.0%)를 웃돌아 시장에 충격을 줬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지난해 동월 대비 6.3%, 전월보다 0.6% 각각 올랐다.
그 여파로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3∼5% 폭락해 각각 2020년 6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으리라는 기대는 꺾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8월 CPI 발표 후 다음주에 열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를 넘어 1%포인트의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물가 쇼크'에 강달러 압력이 거세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395.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가 확대할 것이라는 부담에 금융시장 충격이 이어졌다"며 "다만 장중 달러 인덱스와 미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전환에 코스피는 낙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005930](-2.24%), SK하이닉스[000660](-1.90%), 네이버(-3.56%), 카카오[035720](-2.71%), 셀트리온[068270](-3.49%), 삼성물산[028260](-2.13%), 포스코홀딩스[005490](-3.43%) 등의 낙폭이 컸다.
반면 폐배터리 사업 기대감에 삼성SDI[006400](1.99%)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고 같은 2차전지주 LG에너지솔루션[373220](0.30%)과 포스코케미칼(3.34%) 등도 상승했다.
또 한화솔루션[009830](0.76%), 현대미포조선[010620](1.0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16%), LIG넥스원[079550](0.84%) 등 최근 하락장에서 급등한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종목이 대체로 선방했다.
업종별로는 건설(-2.89%), 서비스(-2.48%), 보험(-2.28%), 철강·금속(-2.01%), 전기가스(-1.95%) 등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비금속광물(1.42%)과 종이·목재(0.27%) 정도만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6포인트(1.74%) 하락한 782.93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0.86포인트(2.62%) 내린 775.93으로 출발해 하락세를 지속했다. 개장 직후에는 3% 이상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천758억원, 5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천968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최근 급등했던 HLB[028300](-11.05%)를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41%), 카카오게임즈[293490](-3.76%), 펄어비스[263750](-3.48%), 셀트리온제약[068760](-5.61%), 알테오젠[196170](-5.18%) 등이 급락했다.
반면 폐배터리 관련주로 엮인 에코프로[086520](7.09%)와 성일하이텍[365340](7.05%)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하루 거래대금은 각각 7조5천680억원, 6조6천574억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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