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계적 달러 강세 속에 일본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가 이어지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14일 직접 엔화를 사들일 수도 있다며 강한 구두 개입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환율) 움직임이 급속하고 일방적이어서 매우 우려된다"며 "그런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방안에 엔화 매수를 통한 직접적인 개입도 포함되냐는 물음에 "모든 가능한 수단을 취하는 것을 논의 중이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답했다.
스즈키 재무상의 이런 발언은 일본 정부 관료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 중 가장 강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주요 7개국(G7)의 동의를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이 마지막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환율 점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외환딜러들에게 연락해 엔화 매수·매도 가격을 확인하는 것으로, 실제 엔화 매수에 나서기 전 사전 조처로 간주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날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로 장중 한때 144.96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일 기록한 24년 만의 최저치인 144.99엔에 근접한 수치다.
다만 스즈키 재무상의 구두 개입과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보도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상승분을 일부 반납, 오후 3시 45분 현재 전날보다 1.58엔 오른 143.67엔을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미일 중앙은행의 상반된 금리정책으로 인해 달러화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일본은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올해 현재까지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비해 25% 가까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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