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건강 우려에 긴박…찰스 왕세자 등 속속 이동중(종합)
정규방송 중단하고 속보…총리, 하원서 에너지 대책 논의 중 보고받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96) 여왕의 건강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국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왕실은 8일(현지시간) "주치의들이 이날 아침 더 살핀 뒤 폐하의 건강이 우려스럽다는 판단을 내놓고 의료진이 지켜봐야 한다는 권고를 내놨다"고 밝혔다.
왕실은 "여왕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현재 편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밸모럴성은 통상 여왕이 여름을 보내는 곳이다. 6일 이곳에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사임을 보고받고,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행사를 치렀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7일에는 휴식을 취하라는 의사들의 권고로 하루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왕실 직계 가족들은 속속 밸모럴성으로 이동 중이다.
찰스 왕세자 부부와 앤 공주,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등 여왕의 네 자녀와 윌리엄 왕세손이 이동 중이며 해리 왕자 부부도 스코틀랜드로 향하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와 세 자녀는 윈저성에 남아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나라 전체가 소식에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등 주요 정치인들과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등이 속속 회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의회에서 에너지 위기 대책을 내놓는 중에 보고를 받았고 하원의장은 잠시 논의를 중단하고 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스카이뉴스는 의원들의 표정을 보면 사안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BBC 등도 정규방송을 끊고 여왕 건강 소식을 보도했다.
영국인들은 무거운 분위기다. 왕실 발표 후에 접속이 폭주하며 왕실 홈페이지가 마비됐고 밸모럴성 밖에는 여왕을 안녕을 비는 지지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여왕 소식을 함께 들은 영국 의회의 한 직원은 기자에게 "정말 사랑받는 분이었다. 너무 슬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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