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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자포리자 원전…포격에 예비 전력선 망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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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자포리자 원전…포격에 예비 전력선 망가져
IAEA, 우크라 보고받아 발표…'사고 방어선' 추가 약화
원자로 냉각실패 땐 재앙…우크라·러 서로 삿대질 반복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예비 전력공급선이 망가지면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의 정규 전력공급선 4개가 모두 손실된 가운데 6일(현지시간) 또다시 포격이 감행돼 예비 전력공급선도 망가졌다고 7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과 화력발전소 사이의 백업 전선 3개 가운데 2개가 차단된 상황에서 남은 1개가 포격으로 훼손됐다고 우크라이나 측 고위 직원이 지난주부터 원전에 머무는 IAEA 전문가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다른 원전과 마찬가지로 자포리자 원전도 원자로와 사용 후 연료를 냉각할 전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원전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누출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6기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 중 한 기만 가동되고 있다.
이 원자로는 자체 생산한 전력을 원자로 냉각을 위한 안전 체계에 쓰고 있다. 외부 발전소와 연결된 전력공급선이 훼손된 이번 사태는 사고를 막을 방어선이 하나 더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
원자로가 과열되면 중심부의 핵연료봉 다발이 녹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사고를 막을 비상 수단으로 경유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백업 전력공급선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



우크라이나 핵안전 담당 책임자인 올레 코리코우는 전력공급이 더 차질을 빚어 이 발전기를 쓰면 경유를 실은 트럭이 하루 4대씩 교전을 뚫고 연료 공급을 위해 오가야 한다고 밝혔다.
코리코우는 "경유가 바닥나는 사태에 몰릴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가동되는 원자로 부분이 훼손되고 그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 원전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포격에 따른 화재 때문에 전력공급선이 끊어져 디젤 발전기가 긴급 가동된 적이 있다.
IAEA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필요할 때 가용한 비상 경유 발전기가 있지만 전력공급 사정에 계속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3월 초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다.
원전 운영은 러시아군의 감시 속에 우크라이나 원전 직원들이 맡고 있다. 원전에는 지난주 사찰에 참여한 IAEA 전문가 2명도 남아있다.



백업 전력공급선의 손실을 빚은 이번 포격을 두고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다시 상대방 소행이라는 책임 공방을 되풀이했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내 광범위한 영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방사능 재난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섰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IAEA는 이달 초 현장을 사찰한 뒤 낸 보고서에서 교전의 위험성을 지목하며 비무장 안전구역 설정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는 안전구역 설정이 러시아군의 철수와 원전 반납을 뜻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나, 러시아는 안전구역 설정의 구체적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사고위험이 커지면서 자포리자 원전 인근 주민들에게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방사성 물질의 체내 축적을 막는 아이오딘화 칼륨 알약이 지급된 상황이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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