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밀착하는 미얀마…쿠데타 수장 또 러시아행
흘라잉 최고사령관,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 참석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 두 달만에 다시 러시아를 방문한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러시아와 미얀마가 갈수록 밀착하는 모습이다.
4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와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5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행사 기간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별도 회담을 열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6월과 올해 7월 모스크바를 찾았다.
그의 러시아행에 앞서 군부 2인자 소 윈 부사령관은 지난달 26~28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요 정책과제인 극동 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개최하는 행사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등 대부분의 국제 행사에는 초청받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은 평화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미얀마 군부 측 인사의 회의 참석을 배제한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 정부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다. 군정을 인정하지 않고 제재를 가한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하자 미얀마는 반서방 진영인 러시아,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해왔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미얀마 군정 편에 서며 서방의 제재에 반기를 들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미얀마를 방문해 군정에 대해 지지를 확인했다.
러시아에서 무기와 석유를 공급받는 미얀마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군정이 2일 수치 고문에 징역 3년형을 추가하는 등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면서 서방국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군정은 올해 7월 주미얀마 영국 대리대사의 비자를 취소해 사실상 추방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이민법 위반 혐의로 전 영국대사 부부에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수치 고문에 대한 형량 추가를 규탄하면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 대한 군부의 폭력과 억압에 대해 다 같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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