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인기휴양지 백상아리 비상…"온난화 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뉴질랜드의 인기 휴양지에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꼽히는 백상아리가 부쩍 자주 목격되자 현지 연구진이 온난화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자, 상어 전문가, 생태계 보전 전문가, 현지 부족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아름다운 해변에 매료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뉴질랜드 북섬 동부의 베이오브플렌티 지역에 올 여름 상어가 더 자주 출몰하는 듯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뉴질랜드는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더불어 백상아리의 주요 서식지 중 한 곳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올여름에는 특히 많은 개체가 눈에 띄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따뜻해진 바다가 백상아리의 출몰이 잦아진 데에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해수 온도는 주로 열대와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 백상아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가디언은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점점 상승하면서 2014년 이후 어린 백상아리들이 주요 서식지인 캘리포니아 해에서 북쪽으로 600㎞ 떨어진 먼 바다로까지 이동하는 등 서식지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종종 백상아리가 잡히는 것도 우리나라 연안이 아열대 바다처럼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상 징후의 하나다.
앞서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해양의 열 함량이 계속 증가해 지난해 관측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해양 열 함량은 해수면부터 깊이 1.8㎞까지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산출된다.
연구팀은 미끼 근처에 고프로 카메라를 설치해 백상아리 습성이나 이동 패턴에 변화가 있는지 살필 예정이다.
연구를 이끄는 와이카토대학 해양생물학자 필 로스는 "(연구를 통해)정말로 상어가 (이 지역에)더 많아졌는지 아니면,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상어가 더 많이 목격되는지 파악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상 그곳에 있어 온 존재인 상어를 계속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물고기나 새가 몰리는 곳이 있다면 (상어 출몰 가능성이 있는)그곳으로 헤엄쳐 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1월에는 이 지역 와이히 해변에 출몰한 백상아리에 여성이 공격을 받아 숨지는 일도 있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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