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솔로몬제도 "美 함정만 불허?…모든 외국 함정에 적용"
총리 "새로운 입항 절차 마련 중…새 체계 구축 때까지 잠정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남태평양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한 섬나라 솔로몬제도가 미 해군 함정의 입항 거부와 관련해 모든 나라 해군의 입항을 일시 금지하고 있다며 예외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솔로몬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타국 군함의 방문 승인 요건과 방식 등 절차를 개정하고 있다며 "새로운 체계가 갖춰질 때까지 타국 해군 함대 방문을 보류해 줄 것을 모든 협력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솔로몬제도가 마치 미 해군에 대해서만 입항을 거부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가바레 총리는 외국 해군 함정이 외교 인가 없이 자국 영해에 들어오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한다며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감시할 국가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협력 체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조치가 모든 나라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새로운 체계가 적절한 시기에 마련되길 바라며 체계가 구축되면 이를 공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호주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솔로몬제도 정부가 미 해군함정 방문 일시 중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미국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3일에는 미 해안경비대(USCG) 소속 경비함 '올리버 헨리'호의 기항을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당시 불법 어업 단속을 위해 남태평양 해역을 순찰하던 올리버 헨리호가 급유·보급 등을 위해 솔로몬제도 기항 승인을 요청했으나, 솔로몬제도 측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올리버 헨리호는 인근 파푸아뉴기니로 배를 돌려야 했다.
하지만 지난 29일에는 미 해군 소속 병원선 '머시'호가 솔로몬제도 호니아라 항에 입항해 2주간의 현지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솔로몬제도 측은 머시 함의 입항은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로몬제도는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는 등 친중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중국 정부와 군 병력·군함 파견을 허용하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면서 미국과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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