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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파키스탄 'SOS'에 각국 본격 지원…수해현장 구조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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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파키스탄 'SOS'에 각국 본격 지원…수해현장 구조는 난항
유엔·미국 등 지원 계획 밝혀…파키스탄은 러시아산 밀 수입도 추진
구조헬기 착륙조차 쉽지 않아…도로·다리 휩쓸리며 교통 끊어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악의 몬순 우기 홍수가 발생한 파키스탄에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길 정도로 피해가 광범위해 구조·구호 작업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31일(현지시간) 외신과 파키스탄 매체를 종합하면 유엔(UN)은 파키스탄에 1억6천만달러(약 2천16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전날 관련 절차를 개시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를 '거대한 위기'라고 표현하며 "파키스탄은 고통으로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파키스탄 국민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내달 9일 파키스탄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고 그의 대변인 스테판 뒤자리크은 전날 밝혔다.
미국도 전날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3천만달러(약 400억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은 이미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를 급파했고, 한국도 30만 달러(약 4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텐트 4천개, 담요 5만장, 방수포 5만개 등을 제공한 중국은 30만달러와 텐트 2만5천개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 최악의 홍수까지 만난 파키스탄은 이번 재난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한 상태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전날 지원금과 관련해 "동전 한 푼까지 투명하게 쓰여질 것이며 모두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로 식품 부족난이 심해지자 파키스탄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밀을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샤리프 총리는 "서방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산 밀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굶주림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급해진 파키스탄 정부는 '앙숙'인 인도로부터 야채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구조·구호 작업도 진행 중이지만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물에 잠긴 곳이 워낙 많아 구호 헬리콥터의 착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지역에서는 산악지대의 빙하와 눈이 녹은 물이 더해지면서 범람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형이 험한 곳에서 물까지 갑자기 불어난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북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의 스와트 계곡, 칼람 계곡 등에는 주민과 관광객 약 20만명이 고립됐다.
인근 도시로 연결되는 도로와 다리가 모두 물에 휩쓸려 가면서다.
군과 정부는 헬리콥터를 동원해 환자 등 긴급 수송이 필요한 이들부터 구조하고 있다.
극적으로 구조된 관광객 야스민 아크람은 "두 번째 인생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발루치스탄주 등의 일부 지역 역시 교통과 통신이 완전히 두절돼 역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남아시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올해 파키스탄의 상황은 국가적 재앙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석 달 우기 동안 누적된 사망자 수는 1천13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가옥 100만여채가 부서졌고 다리 240여개가 끊어졌다.
미국 우주기술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반듯하게 정리돼 있던 도시와 농작지가 홍수로 인해 온통 누런 흙으로 뒤범벅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민 수는 3천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집을 잃고 구호캠프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약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호캠프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도로 위나 철로 인근 노천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리프 총리는 "이번 홍수는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이라며 "전국에서 훼손된 인프라를 복구하려면 100억달러(약 13조5천억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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